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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안녕하시개!- '경기도반려동물입양센터'를 가다] #5·끝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그곳이 알고싶다

이송 이송 기자 입력 2021-09-18 17:17:51

안락사 위기 1800여마리 유기견, 건강검진·예절교육 거쳐 새 가족을 찾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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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사람과 함께하는 고귀한 생명으로
동물에 대한 배려는
결국 사람에 대한
최고 복지정책 중 하나입니다

-경기도-

#5·끝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그곳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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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진료실(왼쪽)과 소형 견사 모습. 자원봉사자들이 견사를 청소하고 있다.  /이송기자 snowsong@kyeongin.com
 

경기도반려동물입양센터(이하 입양센터)를 취재하면서 자꾸 거론되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이하 나눔센터). 궁금증을 안고 화성시 마도면으로 찾아가봤다.

입양센터보다 수년 앞서 2013년 3월 문을 연 나눔센터는 경기도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가평, 평택, 이천 등 도내 시군 동물보호센터에서 공고기간이 지나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견 중 6살 이하로 입양 가능성이 큰 아이들을 선발받아 온다. 이후 건강검진·예방접종·중성화수술·기본예절교육(복종·배변·산책훈련) 등 전문적인 관리를 거쳐 무상 입양을 진행한다.

이곳 역시 유기견 인식 개선·입양 활성화를 통해 일선 동물보호센터 과밀화 해소와 안락사를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연면적 877㎡ 규모에 동물병원, 훈련시설, 놀이터와 대·중·소형견 8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견사가 있으며 수의사 3명, 훈련사 4명, 미용사 1명 등이 전문적으로 유기견을 관리·교육한다.



2013년 화성시 마도면에서 오픈… '일반가정 입양' 초점 운영
가평·평택·이천 등 보호센터서 입양 가능성 큰 6살 이하 선별
80마리 수용 규모… 동물병원·훈련시설서 전문적인 관리·교육
도심지 입양센터 등과 연계 통해 현재까지 1886마리 '새 삶'
당초 유기견을 장애인 도우미견이나 동물매개치료견 등으로 교육시켜 활동·입양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었으나 그 수요가 적어 지금은 일반 가정 '반려견' 입양에 초점을 맞춰 운영 중이다. 나눔센터에서도 자체적으로 입양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대중교통 이용 등의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수원 도심에 입양센터를 개설, 그곳에서 댕댕이들이 좀 더 쉽게 입양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나눔센터에서 교육과 관리를 거친 아이들이 입양센터로 보내지고 있으며 입양 절차와 자격 등은 두 곳이 동일하다. 나눔센터를 통해 입양된 유기견은 현재까지(9월3일 기준) 누적 1천886마리이며, '도심지 입양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입양센터는 개소 1년이 안된 지난 8월11일 100번째 입양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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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김현철 센터장(왼쪽부터)과 김두열 훈련사, 손주일 수의사. 손주일 수의사가 입소견들에게 약을 먹이고 있다.  /이송기자 snowsong@kyeongin.com

수의과대 졸업 후 경기도 공무원에 임용돼 동물위생시험소에서 가축방역 및 위생업무 등을 하다 지난해 3월 나눔센터에 온 김현철 센터장.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진국이(센터에서의 이름)'를 꼽았다. 지난 1월 화성시 동물보호센터에서 온 진국이는 귀여운 포메라니안이었지만 기면증을 앓아 선뜻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임시보호를 하던 가족이 질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양을 최종 결정, 모든 직원들이 기뻐했다고 한다.


반면 입양시 건강상태나 성격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했다고 해서 입양을 보냈는데 나중에 설명을 제대로 못 들었다며 질병이나 행동 등을 문제삼아 파양하는 경우가 가장 힘들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입양을 희망한다면 센터를 방문해 해당 강아지와 충분히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므로 심사숙고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설명에도 '질병·행동 문제로 파양' 가장 마음 아파
김현철 센터장 "입양, 한 생명 책임지는 일 심사숙고 해야"
성남·광명·구리 등 3곳서 새로운 입양센터 연말 운영 앞둬

나눔센터와 입양센터의 수장을 겸하고 있는 김 센터장은 입양 후에도 전문적인 교육이나 상담 등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점을 두 곳의 강점으로 꼽았다. "입양후 6개월 내에 3차례 주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또 언제든지 전화하거나 반려견과 함께 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입양센터와 달리 장기임시보호(장기임보)제도를 운영 중이다. 노령견이나 5개월령 이하 강아지 또는 만성질환을 앓거나 6개월 이상 입양이 잘 안되는 댕댕이들을 대상으로 집중보호나 사회성 증진을 위해 일반가정에 위탁보호하는 제도다. 2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운영되며 장기임보를 하다 정이 들어 입양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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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야외놀이터에서 대형견들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송기자 snowsong@kyeongin.com

나눔센터에서는 대형견들이 눈에 띈다. 수원에 위치한 입양센터는 실내여서 중소형견 위주지만 이곳에는 큰 개들이 야외놀이터에서 뛰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몇몇 댕댕이들은 사람을 보자 펄쩍 뛰며 다가왔다. 덩치와 다르게 만져달라고 꼬리 치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김 센터장은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아파트 위주의 거주문화이다 보니 대형견들 입양이 저조하다. 견사 규모는 한정돼 있는데 입양이 될 때까지 계속 이곳에서 있기 때문에 시·군보호센터에서 대형견을 더 데려오기가 어렵다. 식용견농장에서 구조된 아이들도 있는데 최근 한 마리가 과수원을 하는 가정에 입양됐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곳에는 중·소형견을 위한 야외놀이터도 있어 댕댕이들이 실내·견사에서 벗어나 흙을 밟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대형견과 놀이터가 분리된 이유는 서로 싸워서가 아니라 대형견이 같이 놀자고 툭 건드릴 경우 소형견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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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마도면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에서 유기견들이 관계자의 돌봄을 받으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경인일보DB

취재 중 수원처럼 도심에 입양센터를 늘렸으면 좋겠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이와관련 김 센터장은 "경기도는 올해 시군에서 운영하는 '반려동물 입양센터 조성사업' 신청을 받아 3개 시·군(성남, 광명, 구리)에 대해 지원키로 했다. 연말께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경기도는 직영보다는 시·군 지자체에서 조성할 경우 지원한다는 방침으로 2022년도 추가 수요 조사를 했지만 아쉽게도 신청한 곳이 없었다"고 밝혔다.

요즘 방송에서 한 연예인이 유기견을 키운다는 게 진짜 대단한 것 같다며 "솔직히 전문가들은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유기견을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유기견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관련 김 센터장은 "개들도 어린 아이들과 똑같다. 얌전하기도 하고 까칠하거나 활동적이거나 고집세거나… 개성이 다양한 것뿐이지 유기견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거의 없다"며 "성격에 맞는 개를 선택해서 입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기견 입양은 한 생명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개를 키운다는 건, 특히 처음인 사람들은 공부해야 한다. 서로 잘 지내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며 "생명 존중의 마음으로 끝까지 이 아이를 책임지겠다는 마음이 생길 때 입양하시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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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화성시 황옹간척지 일대에 농축산관광복합단지 '에코팜랜드'를 조성 중이다. 에코팜랜드 사업중 '반려동물단지' 조감도. 1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야외 놀이터 및 다목적 운동장 2경기도고양이입양센터 3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교육관은 현재 공사 중이다. 교육관 뒤에 건물들은 2013년 개소돼 운영 중인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동물병원, 훈련시설, 견사 등).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제공

현재 나눔센터 한편에서는 교육관 신축이 한창이다. 이 일대 화옹간척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국 최대 농축산관광복합단지 '에코팜랜드' 공사의 일환이다. 에코팜랜드는 2022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국·도비 1천186억원을 들여 119만㎡ 부지에 축산연구개발(R&D)단지, 승용마단지, 반려동물단지 등을 조성하는 경기도 사업이다.

에코팜랜드 공사 일환 2022년 상반기까지 교육관 신축 진행
야외놀이터·긴급돌봄 등 업그레이드… 고양이입양센터 도입도
이중 반려동물단지는 전체면적 1천406㎡ 규모로 완공되면 지금보다 더 크고 쾌적한 야외 놀이터·다목적운동장과 보호자가 예상치 못한 질병 등으로 반려견을 돌볼 수 없을 때 맡아줄 긴급돌봄 공간 등이 조성돼 '업그레이드'된 나눔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리고 애묘인들에게도 '희소식' 하나. 단지에는 '경기도고양이입양센터'도 들어선다. 길고양이에 대한 보호·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체계적인 고양이 보호·교육·입양을 위해 지난 3월 첫 삽을 뜬 고양이입양센터는 4만7천419㎡ 부지에 연간 300마리 입소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내년 6월께 오픈 예정이다.

 

삶은 인간만큼이나 말 없는 생명체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며
죽음이 아닌 생명을 원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그러하다

-달라이 라마-

반려견을 키운다는 건 사람이 아닐뿐이지 서로 교감하고 위안을 받기 위한 '관계'를 맺는 과정이다. 사람을 사귈때 만큼이나 '노오력'해야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모든 생명체들이 더불어 행복한 삶을 누릴 때 인간도 더 행복해지지 않을런지. 반려견, 유기견에 관심이 있다면 주저말고 나눔센터(화성 소재)·입양센터(수원 소재) 문을 두드려 보자.


/이송기자 snow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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