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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숨은 이야기 대학별곡·76] 사회적 책무 강조하는 경복대학교

최재훈 최재훈 기자 발행일 2021-09-14 제11면

따뜻한 목소리의 재능 기부 '지역-대학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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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주변에 사는 주민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대학 도서관이나 정보센터를 이용하는 것은 이제 낯익은 광경이다. 청소년이라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 근처 대학에서 제공하는 각종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대학과 지역사회가 가까워지고 있다. 대학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것을 넘어 대학이 지역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 노력 중 사회복지 협력은 빼놓을 수 없는 기본사업이다. 지역사회의 부족한 복지자원을 대학이 메워주고 지역사회는 대학에 지식을 활용할 기회와 장을 제공한다. 때로는 서로의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런 협력은 복지수요가 큰 지역일수록 활발하다.

경복대학교는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설립이념만큼이나 강조하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교수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재능기부와 교육 기부가 활성화돼 있다. 지역사회와 사회복지협력도 이런 틀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그 중심엔 복지행정학과가 자리하고 있다.



학생들의 재능기부뿐 아니라 협약을 통해 체계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사회복지시설·단체에 직접 필요한 물품을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와 복지분야의 다양한 협력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학생들에게 지역사회 봉사정신을 함양하는 교양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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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대학교 캠퍼스 전경. /경복대학교 제공

# 지역사회에 파고든 재능기부

경복대 복지행정학과는 학생들에게 사회봉사를 교육과정 일부로 지도한다. 봉사활동을 통해 얻는 경험은 복지행정실무의 중요한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졸업 후 복지행정 분야 진출을 염두에 둔 학생들은 되도록 많은 사회봉사경험을 쌓으려 노력한다. 학생들에게 사회봉사 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유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움이 필요한 복지수요를 파악하고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제공할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 각종 사회복지 기관·단체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복지행정학과 중심 교수·학생 나눔 적극 참여
졸업 후 진로 위한 사회봉사 경험 학생에 제공


복지행정학과도 서울과 수도권의 각종 사회복지 기관·단체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과 지역사회의 유대관계는 더욱 공고해지고 상호교류도 활발해진다.

올해 6월부터 복지행정학과는 남양주북부경찰서와 협력해 사회적 약자보호와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학과 경찰의 영어단어를 조합해 '유니(University) POL'이라 이름 지어진 이 봉사활동은 남양주 북부지역에 거주하는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이들 중 학대나 폭력 등 범죄피해를 본 사람들의 정신적 회복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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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대 복지행정학과와 남양주북부경찰서가 협업으로 추진하는 '유니 POL'에 참여 중인 학생들이 봉사에 쓰일 교구를 제작하고 있다. /경복대학교 제공

복지행정학과 학생들은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소속 경찰들과 함께 각 가정을 방문해 '토피어리(식물 모양 만들기)', 열쇠고리 만들기, 한지공예 등을 하며 마음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재능기부는 경찰의 부족한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활동에 도움을 주고 경찰은 학생들에게 사회적 약자와 범죄피해자 지원이라는 특수 영역에서 귀중한 사회봉사 경험을 제공한다. 또 이들은 학내 여성 화장실 불법 카메라 점검 활동도 벌여 이들의 협업이 일반 생활안전 영역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남양주시북부희망케어센터와 진접문화의집 등 2개 기관과 협력해 '노인 맞춤 돌봄' 대상자들에게 글쓰기와 읽기, 그림일기 쓰기, 종이접기 등을 가르치는 재능기부 활동을 벌였다. 저소득층 노인들은 코로나19로 정상적인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덮치며 더욱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양주시북부희망케어센터는 지난해 10월 복지행정학과의 도움으로 제약회사로부터 노인 구강건강 비타민을 지원받기도 했다. 또 복지행정학과는 서울시 강동구 성내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며 강동구 지역에서도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수원보훈요양원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엔 남양주농협과 협약을 통해 일손이 부족한 농촌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봉사 학점제를 인정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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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행정학과에서 이상미 교수(오른쪽)가 남양주시북부희망케어에 노인 구강건강 비타민을 전달하고 있다. /경복대학교 제공

# 살아 있는 봉사교육


경복대 복지행정학과는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복지현장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만나보고 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도록 한다.

이처럼 산 교육은 단순한 교류가 아니라 협업으로 이뤄지고 있고 여기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복지기관과 봉사단체,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남양주북부경찰서와 협력 사회적약자 보호 등
다양한 기관·단체와 실습… 취업 기회 만들어
사회복지 공무원 임용시험 2년 연속 4명 합격


캠퍼스를 두고 있는 남양주시와 포천시의 경우만 하더라도 정부나 지자체의 손길이 닿지 않는 소외계층을 돕는 일에 지역 기관·단체와 협업체계를 이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사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은 이런 기회를 활용해 생생하고 다양한 사회봉사경험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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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행정학과 학생들이 이상미 교수(오른쪽 두 번째)와 담소를 나누며 복도를 걷고 있다.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또 협업을 넘어 아예 사회복지기관을 위탁받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복지행정 실습기회도 제공한다. 서울 강동구의 성내종합사회복지관이 대표적인 기관으로 학생들은 이곳에서 매년 실습을 하고 취업의 기회도 얻고 있다.

이렇게 복지행정 분야의 산 지식을 쌓은 학생들은 졸업 후 관련 기관에 속속 취업하고 있다. 복지분야 공무원을 비롯해 지자체 운영 복지기관, 민간사회복지기관 등에 취업해 복지업무를 다루고 있다. 재학 중에 사회복지사나 행정관리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에 성공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딴 학생이 7명이며, 행정관리사는 지난해 응시생 전원이 합격하기도 했다. 경쟁이 치열한 일반 행정공무원의 경우에도 합격률이 계속 오르고 있고 특히 사회복지 공무원 임용시험에서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4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 관련 인사나 정치인들의 특강이 자주 마련되는데 이는 지역사회 유대와 협력 관계의 폭을 넓히고 지역사회 복지향상을 위한 대학의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지역사정을 잘 알아 각종 기부활동이 불필요한 곳에 쓰이지 않고 적재적소에 제공될 수 있도록 자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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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미 교수.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 [인터뷰] 복지행정학과 학과장 이상미 교수, "재능 프로그램, 지역서도 주목… 양과 질 타학과와 크게 차별화"

"경복대 복지행정학과는 창조와 봉사의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명품 학과가 될 것입니다."

복지행정학과 학과장인 이상미 교수는 '명품 학과'라는 말로 복지행정학과의 청사진을 압축해 표현했다. 이 교수가 말한 명품 학과는 사명감과 연결돼 있다.

그는 "능력 있는 사회복지 공무원 또는 사회복지사, 따뜻한 행정가의 꿈을 가진 학생들을 뒷받침하는 것이 우리 복지행정학과 교수들의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경복대 복지행정학과 졸업생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책무 다한 졸업생 긍지
생생한 경험… 기관들 협력의사


경복대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협력에 학생들의 참여를 권장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재능기부활동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복지행정학과 학생들의 재능기부는 남다르다.

이 교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주축이 돼 운영되는데 그 양과 질에서 다른 학과와 큰 차별화를 보인다"며 "재능프로그램이 지역에서 주목받으면서 많은 기관이 협력의사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복대 복지행정학과는 이런 학생들의 재능기부 활동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

학생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다양한 사회복지현장에서 생생한 경험과 산 지식을 얻는 것이다.

이런 경험과 지식습득은 강의실 수업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이 교수는 "학생들은 재능기부 현장에서 다양한 소외계층을 만나고 여러 문제상황을 체험하며 스스로 이론과 실무를 익힌다"며 "이런 재능기부가 오래가고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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