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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소년 살린 '육사 출신' 관리사무소장

김우성 김우성 기자 발행일 2021-10-22 제13면

김포 한강프라자 이재규 소장, 의식 잃은 A군 CPR 응급처치 구조

김포 이재규 관리사무소장
이재규 소장이 당시 아이가 쓰러져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21.10.21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포 시내 한 상가건물 관리사무소장이 침착한 응급처치로 실신한 초등학생의 의식을 살려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김포시 운양동 한강프라자 이재규(65) 관리사무소장으로 그는 한파가 불어닥친 지난 18일 오전 9시45분께 이 건물에서 의식을 잃은 A(9)군에게 심폐소생술(CPR)과 심장마사지를 신속히 실시,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의식을 되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A군은 보호자와 함께 건물 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오던 길에 1층 화장실에서 구토하던 중 실신했다. 당황한 보호자는 로비로 A군을 옮겨와 눕혔고, 지나가던 청년은 즉시 자신의 외투를 벗어 덮어줬다.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나 119구급대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지하 1층에 있던 이 소장은 A군이 쓰러진 지 3분이 채 안 된 시각에 건물관리 종사자의 연락을 받고 급히 올라왔다. 잠시 아이 상태를 확인한 그가 CPR을 2회 실시하자 A군은 '욱'소리를 내며 반응했다.





이 소장은 심장부위를 두들기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마사지를 해주며 의식을 잃지 않게 계속해서 이름을 불렀다. 응급처치가 시작되고 5분쯤 됐을 때 A군은 조금씩 의식이 돌아왔다.

몇 분 뒤 달려온 건물 내 병원 의료진이 추가 처치를 할 때도 이 소장은 무릎을 꿇고 아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이후 119구급대에 의해 종합병원으로 이송된 A군은 무사히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대대장까지 지내고 예편한 이 소장은 중국에서 의류사업을 하다가 지난 2015년부터 관리사무소장으로 재직했다.

이 소장은 "나도 심장이 안 좋아 사업을 접었던 터라 아이가 쓰러져 있는 걸 봤을 때 우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상시 소방교육과 최근 주민자치회에서 제세동기를 보급해주며 훈련한 게 큰 도움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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