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집값' 저출산 사회… 슈퍼대디·슈퍼맘 힘 빠진다
경기도 합계출산율은 전국평균 상회
2000년 1.628→2020년 0.878명 급락
서울·인천보다 '낙폭'이 더 크기도
인접 대도시 저출산 문화 확산 분석
만혼화·출산 인센티브의 감소 탓도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경기로 유입되는 인구가 없었다면 경기도는 성장하지 못했다. 같은 인구라도 아이를 키우는 젊은 가구의 소비 활동이 더 활발하다. 자체적인 인구 생산 능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교육서비스, 도매·소매 등 여러 서비스업의 성장과 고용에 음의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2019년 펴낸 '경기지역의 출산율 급락 현상 분석: 원인과 파급효과'를 보면 저출생의 원인에는 문화적 요인이 있다.
이 논문을 작성한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정승기 전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서울 등 인접 대도시의 저출산 문화가 경기도(인천시)로 확산했으며, 경기도의 출산율 급락현상은 만혼화에 따른 과도기적 효과, 출산 인센티브 감소의 결과 등 복합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 문제의 근원은 '집값'
새도 알을 낳기 전에 둥지부터 짓는다. 마음 놓고 다리 뻗을 둥지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저출생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홀로 살 공간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청년 세대에게 아이 낳아 기르라는 구호는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는 유령'일 뿐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통계시스템을 보면 올해 3/4분기 지역별 주택구입부담지수에서 경기도가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했을 때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 구입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신 주택구입부담지수에서 경기도는 102.2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은 73.5다. 억 소리 나는 집값의 서울은 182, 인천은 80.5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1년 3/4분기 경기, 인천,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각각 80.3, 66.9, 117.8이었다.
'둥지 없는' 청년세대
경기도 주택구입부담지수 102.2
전국평균 73.5와 대조… 인천 80.5
연간소득 대비 대출금액도 높아
보육예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지자체 재정정보 취합 필수' 조언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 탓에 둥지 없는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 육아를 포기한 '요즘 것들'이라며 혀를 끌끌 찰 순 없다. 하준경 교수는 논문에서 '집값이 상승한 곳일수록 출산율 하락폭이 크다. 주거비가 높을수록 결혼이 쉽지 않고, 또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수준이 높아지면 자녀(계획) 수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입증했다.
하 교수는 저출산과 주택담보대출의 반비례 관계를 '집값 효과'라고 명명했다. 여기다 두 가지 지수를 더 끌어다 경기·인천의 저출산의 요인을 입증할 수 있다. 연간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Price to Income Ratio)과 연간소득 대비 대출금액 비율(LIR·Loan to Income Ratio)이다.
경기도는 연간소득 대비 대출금액 비율이 2011년 7월에서 2021년 7월 10년 사이 1.34 오른 4.45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 3.69, 서울 4.33을 웃도는 수치다. 경기도민의 집값 부담이 타 수도권 지자체보다 심각하다는 실증적인 결과다.
※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꼭 2년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콘텐츠는 독자들로부터 사랑 받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좀 더 긴 호흡으로, 더 노력과 정성을 들여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보자는 각오로 '통 큰 기사'를 기획했습니다.한 달에 한 번, 2020년 1월 '판교 리얼리티'로 시작해 이번 '아이를 위한 도시는 없다'까지 24편의 통 큰 기사를 연재했습니다. 독자들의 사랑 덕분에 한국편집상, 이달의 기자상, 이달의 편집상 등 굵직한 상을 받는 기쁨도 누렸습니다.이제 '통 큰 기사'라는 이름의 기획을 마무리 합니다. 새해에는 더 좋은 기획, 더 정성 가득한 콘텐츠로 독자들을 찾아뵙겠습니다.
관련기사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