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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
지난해 11월에는 SNS 등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한 인천의 20대 남성 B씨와 10대 남녀 등 총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중 5명은 10대였다. B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이른바 'n번방'과 '박사방' 등을 통해 유포된 7만5천여 건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을 텔레그램으로 판매했다.
이들은 아동·청소년 5~6명에게 새로운 성착취물을 제작하도록 하는 등 잔혹한 모습을 보였다. A군과 B씨 등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착취물 제작·배포 혐의 등으로 입건돼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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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다중이용시설 여자화장실 입구에 '불법촬영은 범죄입니다!'라고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다.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발생한 지 약 4년이 지났지만, 유사한 또는 이보다 진화한 수법의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인지역 디지털 성범죄 대응 및 피해자 지원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피해자의 절반가량은 10·20대 여성이었다. 2022.3.2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특히 A군 사례에서 보듯 온라인상에서 청소년 등 미성년자와 친밀감을 형성한 후 영상물을 찍어 유포하는 '온라인 그루밍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인천에 접수된 피해 유형 중에는 온라인 그루밍이 전체 96건 중 22건(22.9%)으로 가장 많았다. 그루밍 성범죄는 호감을 얻거나 신뢰를 쌓는 등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킨 뒤 성적으로 학대하는 범죄로, 특히 10대 청소년과 발달장애인 등이 취약하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조종하기 때문에 상습적·지속적이라는 특징도 있다. 10대 청소년이 그루밍 성범죄에 노출되면 장기간 성적 학대를 받고 많은 양의 성착취물이 유포될 수 있는 것이다.
아동·청소년 인권단체 '탁틴내일' 이현숙 상임대표는 "10대 청소년은 범죄에 노출됐을 때 대처 능력이 성인에 비해 떨어져 범죄자들의 타깃이 되기 쉽다"며 "아이들의 디지털 정보 해석과 이해를 돕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인터넷 플랫폼과 연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정황이 포착되면, 경찰 등 해당 기관이 적극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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