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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국내 유일 '2022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25일 개막

김형욱 김형욱 기자 발행일 2022-03-11 제10면

야구 미생들, 꿈의 무대로… "내일은 프로" 자신감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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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프로야구가 12일부터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2022년 야구의 계절이 시작됐음을 알리고 있다. 프로야구가 올 시즌을 위한 기지개를 켜는 와중에 국내 유일의 독립야구 리그인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역시 어김없이 야구팬들에게 찾아와 꿈을 향한 열띤 경쟁의 무대를 약속하고 있다.

야구 '미생'이 꿈의 무대인 프로리그 진출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펼치는 2022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에서는 6개 팀이 우승을 향해 달린다.

비록 프로야구 구단처럼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않아 때로는 풍전등화의 운명 앞에 서기도 하는 게 현실이지만, 야구가 좋아서 야구를 선택한 선수들은 경기도리그를 '꿈꾸는 자들의 리그'로, '한 편의 드라마가 있는 리그'로 가꿔가고 있다.
꿈을 향해 거포를 쏘아올리는 독립야구단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는 올해 리그 출범 4년 차를 맞았다. 2019년 '제1회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로 시작된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는 야구 선수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는 성격이 강하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프로 진출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우승팀인 광주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서 활약한 윤산흠 선수가 한화 이글스 육성 선수로 영입되는 등 프로 무대에 진입한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2019년 출범 올 4년차 '프로리그 발판' 역할
작년 우승팀 윤산흠·권광민 한화 이글스 진출
경기도 독립야구육성 조례 시행 선수들 큰힘
지난해 예산 7억서 올해 12억원 상향 큰기대
 


윤산흠 선수와 함께 스코어본하이에나들에서 뛰었던 외야수 권광민 선수도 지난해 '2022 KBO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 경기도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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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맥파이스의 경기 모습. /세컨그라운드 제공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는 '경기도 독립야구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경기도에서 재정적인 지원의 토대가 마련됐다.

지난해 7월 시행된 이 조례에는 경기도지사가 독립야구 육성 및 지원을 위해 필요한 경우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해 선수들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7억 원이었던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관련 예산은 올해 12억원으로 늘어나면서 구단과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 강해져서 돌아온 2022 경기도리그
2022 경기도리그는 오는 25일부터 대장정에 들어간다. 9월까지 정규리그를 치른 뒤 10월부터 플레이오프가 열린다. 3위팀과 2위팀이 3전 2선승제로 경기를 치르고 이 경기 승자가 정규리그 1위팀과 5전 3선승제로 맞붙어 우승자가 결정된다.

올해 리그에 참여하는 6개 팀은 저마다의 목표를 내걸고 올해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에서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독립야구계에 모범이 되는 연천 미라클은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에서 지자체의 지원을 등에 업고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독립야구단이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장기간 팀이 유지되지 못하는 데 반해, 연천군은 지역 연고 독립야구단에 지원을 하면서 고정적인 팬이 생길 정도다.

연천 미라클·파주 챌린저스·성남 맥파이스
가평 웨일즈·고양 위너스·포천 몬스터 '승부'

 

올해 연천군에서 지원하는 예산은 3억원 가량으로 지난해보다 8천만원 정도 늘었다. 이 같은 연천군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연천군 미라클은 지난해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에서 24승 1무 15패를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김인식 연천군 미라클 감독은 “기량이 좋은 선수 3명이 영입돼 팀 전력이 좋아졌다. 경기도리그에서 연천 미라클이 상위권에 자리했지만 우승은 하지 못했다”며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평 웨일즈는 지난해 경기도리그에 참가했던 시흥 울브스를 재창단해 만들어진 구단이다. 가평군체육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가평군을 연고지로 삼아 올해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가평에서 새 둥지를 튼 가평 웨일즈의 진야곱 감독은 "지난해 경기도리그에 참여했던 선수들이 올해도 대부분 리그에 참여하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많은 선수를 고르게 기용하면서 성적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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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위너스의 경기 모습. /세컨그라운드 제공

고양 위너스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프로 진출의 기회를 주는 경기도리그의 본연의 취지에 맞게 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양승호 고양 위너스 단장은 "성적을 최우선으로 삼기보다는 선수들이 열심히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항상 선수들에게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 있는 경기를 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 야구부 선수들로 구성된 포천 몬스터에는 프로를 경험한 선수가 없지만, 서경환 감독은 열정적인 경기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서경환 포천 몬스터 감독은 "감독인 저도 그렇고 팀에 프로 출신이 없다"며 "경기에 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특별한 각오를 보여줬다.

2017년 4월 창단한 파주 챌린저스는 독립야구단의 공익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최근 사단법인화를 하는 등 활발하게 팀 운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리그에서 27승 1무 12패로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좋은 성적을 올린 파주 챌린저스는 올해도 우승을 노린다.

올해 경기도리그에서 유일하게 경기 남부 지역을 연고로 하는 성남 맥파이스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3위를 목표로 잡았다.

신경식 성남 맥파이스 감독은 "지난해에는 선수가 부족해 리그를 치르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선수들이 많이 보강됐다"며 "3위를 목표로 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승부를 걸어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여전히 목마른 지원
경기도 독립야구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등으로 재정에 숨통이 트였고, 연천 미라클과 같이 지자체의 관심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진 곳도 있지만, 여전히 독립야구는 가시밭길이다. 


작년 챔프팀 올해 불참 등 여전히 가시밭길
지자체·지역 기업들 리그 활성화 관심 절실


프로야구 스타 송진우가 이끌던 광주 스코어본하이에나들은 지난해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경기도리그에서 만날 수 없다. 구단을 후원한 기업이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후원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기업의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시기인 만큼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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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우승을 차지한 파주 챌린저스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9년 대회 첫 우승팀인 성남 블루팬더스도 앞서 팀 해산이라는 길을 걸었고, 2020년 눈에 띄는 활약으로 기대를 모았던 '용인 빠따형'도 이제 볼 수 없는 형님들이 됐다. 빈약한 재정 기반에 국내 유일의 독립야구 리그라는 자부심이 빛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경기도리그에서 뛴 구단 6개 중 대부분이 선수들 스스로 수십만 원의 회비를 걷어 운영해야만 했을 정도다.

결국 대안은 지자체와 지역 기업들의 관심이다. 올해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에 출전하는 6개 팀 중 연천 미라클을 포함한 5개 팀이 경기 북부 지역을 연고로 한다.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경기 북부 지역 연고팀들의 탄생으로 시민들에게는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을 기반으로 한 여러 팬덤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와 지역 기업들의 관심이 경기도리그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지역 주민들을 하나로 묶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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