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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인천 주안 2·4동 도시개발1구역 하반기 준공 '새 시대 출발점'

김태양 김태양 기자 발행일 2022-03-18 제10면

화려했던 시절의 주안처럼… 구도심 '청춘' 되살린다

이슈앤스토리 주안동 도시개발 관련
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어온 주안 되살리기의 첫 시작점인 주안 2·4동 재정비촉진지구 내 도시개발1구역에 조성되고 있는 의료복합단지 모습. 오는 8월 준공 예정이다. 2022.3.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중 하나로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어온 '주안'이 변화를 시작했다.

미추홀구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주안 2·4동 도시개발1구역 사업이 올해 하반기 준공한다. 뉴타운(재정비 촉진사업) 조성을 목표로 주안2·4동 일대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지 14년 만이다.

 

도시개발1구역은 인천 주안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옛 시민회관 사거리'와 맞닿아 있다.

주안의 부흥기, 그리고 인천시민회관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은 1970년대 중반까지 염전이 있던 곳이다. 천일염 생산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염전이 하나둘씩 사라진 공간에는 산업단지가 들어섰고, 1974년에는 수도권 전철이 개통했다.

주안에는 공단 노동자들과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정착하면서 인구가 대거 유입됐다. 도시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인구 수용을 위한 주택 건설이 늘어났다. 또 시장, 종교시설, 문화공간, 의료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인천의 주요 번화가로 자리를 잡았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1974년 문을 연 인천시민회관이다. 1970~80년대 시민회관 거리와 주안역 일대는 공단의 젊은 노동자들과 학생들로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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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만들어진 인천시민회관은 주안의 부흥기를 함께한 곳이다. /오인영 미추홀구 사진인연합회장 제공

시민회관은 인천 시민운동의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했다. 1986년 민주화운동 단체, 시민, 학생 등 수많은 인파가 모여 군사정권에 항거하며 거리 시위에 나선 '인천 5·3 민주항쟁'이 벌어진 곳이 시민회관 일대였다. 주안공단 노동자와 인하대·인천대 학생 등이 대열에 동참했다.

1980년대 후반 남동국가산업단지 건설과 연수구·남동구 등 신도시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인천에는 주거·경제활동 인구의 이동이 빠르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도시 규모 팽창과 함께 주안공단을 중심으로 성장한 주안의 경제활동 중심지 기능도 쇠퇴해갔다.

주안 부흥기의 상징과도 같았던 시민회관도 1994년 구월동에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들어서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인천 시민들은 '옛 시민회관 사거리'라는 지명과 인천지하철 2호선 '시민공원역'이란 이름을 통해 과거 시민회관을 추억하고 있다.

주안 2·4동 개발 구도심 되살리기 신호탄
2000년대 후반 시작된 뉴타운 열풍은 구도심이 된 주안에도 불어왔다. 인천시는 2008년 5월 주안 2·4동 일대 127만4천여㎡를 재정비촉진지구로 묶어 16곳을 주택재개발, 도시개발구역 등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대부분 구역이 추진위원회나 조합 구성 단계에 머물면서 사업이 지연되다 끝내 줄줄이 무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도시개발·재개발구역 16곳 중 10곳이 순차적으로 해제됐다.

미추홀구(당시 남구)는 이렇게 사업들이 좌초되자 직접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옛 시민회관 사거리와 맞닿아 있던 도시개발1구역의 사업을 직접 주도하기로 한 것이다. 미추홀구는 2011년 공모를 해 서울여성병원의 오익환 이사장을 민간개발사업자로 선정했다.

도시개발1구역 사업은 미추홀구가 부지 매입, 철거·이전 등을 진행해 부지를 조성하고, 오익환 이사장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SMC피에프브이가 미추홀구로부터 사업 부지를 사들여 건축물을 세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도시개발1구역 사업도 그저 순탄치만은 않았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업이 더디게 진행됐다. 미추홀구는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민간사업자의 대출(선수금)에 기댈 수밖에 없었는데, SMC피에프브이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수·남동구 신도시 개발로 경제 중심기능 쇠퇴
부흥기 이끌었던 '옛 시민회관 사거리'와 맞닿아
뉴타운 열풍 경기침체 '무산' 미추홀구가 돌파구

우여곡절 끝에 도시개발1구역은 건축 심의, 사업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2018년 11월 첫 삽을 뜨게 됐다. 도시개발1구역(포레나인천미추홀·864가구)이 주안 되살리기의 첫 신호탄이 되자 주안1구역(힐스테이트푸르지오주안·2천958가구)도 2019년 착공에 들어가는 등 인근 지역 개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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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민회관 쉼터. 2022.3.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주안의 새 시대 열린다
지난 십수 년 동안 대단지 신축 아파트, 대규모 상가시설이 들어선 적이 없었던 주안 일대에는 그야말로 '미니 신도시'가 형성될 전망이다.

우선 주안2·4동 재정비촉진지구 내에서는 오는 8월 준공되는 도시개발1구역의 포레나인천미추홀이 첫 입주를 시작하고, 주안1구역의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도 내년 6월 준공 예정이다. 인천고등학교 인근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정비사업인 주안4구역과 주안10구역에는 아파트와 공원 등 기반시설 공사도 이뤄지고 있다.

주안 되살리기의 첫 시작점인 도시개발1구역은 의료복합단지로 조성되는 게 특징이다. 종합의료시설과 상업시설, 공동주택 등을 갖춘 주상복합건축물 형태로 만들어진다.

도시의 중심부 역할을 하는 도심이 형성되는 데 있어 의료시설과 상업시설 등은 필수적인 기반시설이다. 도시개발1구역의 종합의료시설에는 서울여성병원이 규모를 확장해 들어올 예정이다. '아인애비뉴'라는 이름이 붙은 대규모 상업시설에는 영화관, 카페, 편의점 등이 들어오게 된다.
미니 신도시 형성 '새바람' 의료복합단지 '특징'
市 기본계획 '도시재생축' 포함… 트램까지 가세

인천시는 최근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에서 동인천~숭의~주안~부평~서울을 연계한 '도시재생축' 도시를 만들기로 정했다. 또 인천시는 중심지별 지역 특성을 반영해 개발 방향을 정했는데, 주안의 경우 상업·업무·주거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유 오피스 조성 등을 통해 청년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계획도 세웠다.

주안역과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트램(노면전차) 등이 도시 곳곳의 접근성을 높여 주안의 유동인구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주안역·옛 시민회관 사거리 상권과 옛 시민회관 쉼터, 복합문화공간인 문화창작지대 '틈' 등이 연계되면 과거처럼 젊은 사람들이 쉬어가고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주안의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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