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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2년 1개월만에 전면 해제… 변화된 일상은 Up·Down

강기정·서승택·윤혜경·김동필 강기정·서승택·윤혜경·김동필 기자 발행일 2022-04-22 제10면

거리두기 끝났다… 거리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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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줄고 택시 이용은 늘고
코로나 사태로 특수 누린 배달업
팬데믹 이후 도내 종사자 50% 늘어
"각오 했지만…" 수요 줄어 한숨
작년 20% 이상 감소했던 법인택시
오토바이 몰던 기사들, 다시 핸들
 

2년1개월간 이어져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다. 사적모임 인원, 영업시간 제한 조치에 제약을 받았던 자영업자들이 일제히 환호한 가운데 2년간 사라졌던 밤샘 영업 등이 다시 등장했다.


거리두기 조치가 사라진 첫 주, 달라진 분위기를 확실히 느끼겠다는 반응과 아직 체감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가 교차했다.

25일부터는 대형마트 시식, 영화관 취식 등도 가능해지는 등 규정이 한층 더 완화되는 데다 코로나19 감염병 등급도 조정되는 만큼 변화 체감도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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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사라지자 배달 주문도 끊겼다…거리두기 해제 첫 주, 달라진 음식점
더 풀리는 규제… 예전 모습으로? 
25일부터 실내다중시설 취식 허용
대형마트 시식·화장품 테스터 가능
확진시 1주일 격리·지원금 사라져
엔데믹 다가와도 생활패턴 바뀌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도

수원시 이의동의 한 고깃집. 오후 6시가 되기 전부터 손님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18일은 통상 손님이 많지 않은 월요일이었지만 회식 수요 등에 이날부터 식당이 손님으로 가득 찼다. 밀려오는 손님에 이번 주 매출은 거리두기 시행 전보다 5배 가까이 올랐다.


홀에 사람이 넘치니, 배달 주문을 받을 여력이 되지 않았다. 이곳 식당 아르바이트생은 "회식이 늘어나서 그런지 초저녁부터 손님이 끊이지 않고 온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주문까지 받기엔 벅차 이번 주에는 배달은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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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는 핵심 방역 수단이었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 전면 해제를 하루 앞둔 17일 오전 수원 시내 한 식당에 24시간 영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2022.4.17/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우만동의 한 음식점도 지난 주와 비교했을 때 이번 주 배달 접수 건수가 확연히 줄었다. 이 음식점은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의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 배달특급 플랫폼을 통해 배달을 진행하는데 앱 구분 없이 모두 감소했다.

해당 음식점에선 쓰지 않는 요기요 등 다른 배달 앱에서 대대적인 이벤트라도 벌이는지 의아했을 정도였다는 게 음식점 사장 A씨의 말이다.

A씨는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배달 건수가 갑자기 확 줄었다. 차이가 너무 심해서 배달 기사에게 요기요에서 이벤트를 벌여서 그 쪽으로 다 주문이 몰렸는지 물어보기까지 했다"며 "확실히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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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가 사라지자 텅 비었던 식당에 다시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 반면 2년여간 특수를 누렸던 배달은 거리두기 해제 첫 주 다소 잠잠했다.

거리두기 체제 속 다수의 음식점들이 배달 전문 음식점으로 간판을 바꾸기도 했는데, 줄어든 배달 수요에 이들의 낯빛은 어두워졌다. 부천시 역곡동의 한 배달 전문 음식점 관계자는 "각오는 했는데 매출이 진짜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되살아난 밤거리는 심야택시 승객도 늘렸다. 그동안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심야시간대 승객이 뚝 끊기자 매출이 줄어든 택시기사들은 운전대를 놓았다. 지난해 말 경기도 법인택시 기사가 20% 이상 줄어든 가운데, 다수는 택시 대신 배달 오토바이나 택배 차량에 올랐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2년간 경기도내 배달 종사자 수가 50%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첫 주, 배달 수요는 줄어들고 매일 밤마다 곳곳에서 택시 대란이 벌어졌던 가운데 운전대를 놨던 기사들이 배달 오토바이 대신 다시 택시에 오르게 될지 주목된다.

거리두기 해제 첫 주, 변화의 체감도에 대해선 "확연히 달라졌다"는 반응과 "아직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두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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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모(34) 씨는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입사해 지금까지 한번도 회식을 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주에 처음으로 했다. 전엔 밤 10시 정도만 돼도 거리가 컴컴했는데, 회식을 하고 귀가하려고 보니 전에 없이 밤거리가 환했다"고 했다.

반면 화성시에 사는 김모(30) 씨는 "거리두기 해제 전부터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계속 완화해, 최근 한달간 밤 10시 이후까지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재택근무를 했던 것도 아니어서 크게 달라진 점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거리두기 사라지자 배달 주문도 끊겼다…거리두기 해제 첫 주, 달라진 음식점

25일부터는 더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영화관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취식이 다시 허용되고, 대형마트 내 시식과 화장품 테스터 사용 등도 가능해진다.

이에 유통업계에선 대면 행사를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거리두기 체제로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대형마트 판매 역시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고 폐업하는 대형마트마저 생겨났는데, 이제 대형마트의 강점인 시식 행사 등이 재개되는 만큼 반등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규제 완화에 더해 25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기존 1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된다. 이 경우 지금처럼 1주일간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 치료비와 생활비 지원도 사라지고, 확진 시 병원비를 환자 본인이 일정부분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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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조정에 따라 변화하는 지침은 한달 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다음 달 말부터 적용될 예정이지만, 엔데믹 체제를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를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 역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거리두기 해제와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조정 등이 어느 정도로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제약이 사라진 만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상당부분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2년여간의 거리두기 조치로 생활패턴 자체가 달라진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부천시 역곡동의 배달 전문 음식점 관계자는 "이제 막 거리두기가 해제됐고 날씨도 좋아서 최근 며칠 새는 외식 수요가 많아 배달이 줄었지만, 지금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거리두기가 없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생활 패턴을 예전으로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달라진 모습이 반짝 나타나고 말 것인지, 계속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낙담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포토]코로나 잊은 듯 다시 찾아온 '불금'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 후 첫 금요일 밤을 맞은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유흥가가 23일 0시를 넘긴 시각에도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2022.4.23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수원시 인계동의 한 국밥집 사장도 "배달이 줄긴 했는데, 또 확연히 감소하진 않았다. 코로나19 초기에는 감염을 우려해 외식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장기화되면서 그런 사람들보다는 배달이 익숙해져 외출이 귀찮게 느껴지는 이들의 수요가 많았던 것 같다. 거리두기가 해제됐다고 해서 단번에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수원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6) 씨는 "이젠 규제 자체가 거의 없다 보니 사람들은 다시 달라진 일상에 빠르게 녹아들 것"이라며 "실외 마스크 의무화도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낮아지면 상당부분 일상의 많은 것들이 돌아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강기정·서승택·윤혜경·김동필기자 kangg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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