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봤더라… '익숙한듯 낯선 만남'
정지현의 개인전 '가우지(GOUGE)'가 열리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B동) 2층에 설치된 '해치', 2021, 우레탄 폼, 80×100×155㎝(5).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
넓은 전시장이 비좁아 보일 정도로 작품이 가득 들어차 있는데, 1층에 16점, 2층에 9점 등 모두 25점이, 그것도 대부분 대형 설치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아니 나열되어 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맨 처음 들은 설명은 짊어지고 있는 '백팩(배낭)을 보관해 주겠다'는 안내였다.
비좁은 공간에 작품이 빼곡히 들어차 있으니 관람객도 예상하지 못한 실수로 작품이 파손되는 경우를 방지하겠다는 주최 측의 염려와 배려가 이해가 됐다.
정지현의 개인전 '가우지(GOUGE)'가 열리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B동) 1층 전경.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
정지현의 개인전 '가우지(GOUGE)'가 열리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B동) 1층에 전시된 '부츠', 2022, FRP, 철, 190×115×215㎝.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
전시 설명을 참조하면 정지현은 '도시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작가다. 그는 '도시에 부유하는 부산물과 용도 폐기된 산업 자재를 재료로 삼아' 작업한다. 그의 작업 과정은 '도시에서 출처가 모호한 부산물의 파편을 수집·분류·재조합 하는 과정'이다.
전시명 'gouge'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명사로 (나무에 홈을 파는 데 쓰는) 둥근 끌이나 둥근 정, 홈 등의 뜻이 있고, 동사로 둥근 끌로 '파내다', '잘라내다'는 의미가 있다. 정지현은 그렇게 전시 제목처럼 이 도시가 만들어낸 부산물을 본래 용도나 방식이 아닌 작가만의 방식으로 다듬고 만들어 배치한다.
전시 제목처럼 정지현이 정이나 끌로 파내고 잘라내는 전통적인 작업 방식을 기반으로 하는 창작 활동에 머무를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3D 프린팅'이나 스캐닝 등 현재의 기술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특히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입체를 조각할 수 있는 도구(tool)를 이용해 '덩어리'를 그려내고 이를 실제 3D 프린팅을 통해 벤치로 만들어내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놀라움을 줬다.
정지현의 개인전 '가우지(GOUGE)'가 열리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B동) 2층에 설치된 '내 이웃의 벤치: 산타', 2021, FRP, 나무, 220x83x38cm와 '내 이웃의 벤치(메이킹)', 2021,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30초.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
정지현의 개인전 '가우지(GOUGE)'가 열리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B동) 2층 전경.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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