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 달아
성환배는 달고 과즙이 풍부해 오래전부터 전국적으로 사랑을 받았다.
천안 성환 배의 주된 품종은 신고다. 당도가 11.4 브릭스(BX)로 다른 배 품종에 비해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 과중도 크고 결실을 많이 맺어 수확이 많다. 신고는 꽃가루가 거의 없어 수분수를 혼식해야 하며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재배하기가 까다롭지만 그만큼 품질은 으뜸이다.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배나무. /천안시 제공 |
2007년 브랜드 '하늘그린' 출시, 철저한 품질 관리
1년에 한 번씩 까다로운 검사를 거친 농가만이 하늘그린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하늘그린 브랜드를 입은 배는 고품질을 인증하며 매년 매출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천안시에 따르면 하늘그린 브랜드로 출하하는 배 농가의 매출액은 지난 2020년 238억4천800만원에서 지난해 259억7천800만원으로 약 9% 늘었다.
천안배원예농협은 품종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존 신고뿐 아니라 '신화', '원앙' 등 신품종을 도입하며 과일 숙기를 다양하게 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농협이 보급한 신화가 추석을 앞두고 올해 첫 수확했다.
■ 세계인을 매료시킨 달콤 시원한 맛… 천안 전국 1위 배 수출단지
천안성환 배는 1986년부터 국내에선 처음으로 미국 시장을 노크했다. 1995년 수출단지를 조성해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하며 꾸준히 수출량을 늘려왔다. 지금 천안은 국내 전체 배 수출량의 32%를 차지하는 전국 1위의 배 수출단지다.
18개 국가 수출… 미국서 상품성 인정받아 큰 인기
2017년 2천934.9t, 2018년 4천381.8t, 2019년 3천323.4t, 2020년 3천581.6t, 2021년 2천437.1t 등 수출량이 상당하다. 18개 국가로 수출하며 지난해 기준 미국이 전체의 84.2%를 차지한다. 대과(501~700g, 10.6~12㎝)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중과(401~500g, 9.1~10.5㎝)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천안지역 배 농가에서는 수출용 중과는 부수적인 수익 창출원으로 자리잡았다. 천안 배는 미국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아 바이어들의 지지를 받는 품목이다.
배꽃이 활짝 핀 배 과수원의 봄. /천안시 제공 |
7년 전 성환으로 돌아온 후계농 전병찬(40)씨는 기후변화에 맞는 농사법을 찾고 소비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품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그의 과원 규모는 부모님의 것보다 2배로 늘었고 매출은 2.5배 증가했다.
김기태 천안시 4H연합회장(33)은 20년간 성환에서 배 농사를 지은 아버지에게 농사일을 배운 후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2019년 이마트의 1차 협력사로 선정돼 전국 이마트 매장에 천안 배를 납품하고 있다. NFC착즙 주스(물, 농축액 없이 원료를 압착하는 방식) 식품기업인 '좋은하루식품'을 운영하며 천안 배 가공 식품도 만들고 있다.
/대전일보=박하늘기자,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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