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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연탄으로 웃음꽃 핀 학익동

김태양
김태양 기자 ksun@kyeongin.com
입력 2022-10-30 20:11

엔에스브이 임직원 나눔봉사… 지게 지고 골목·언덕 누벼

인천연탄은행 올해 첫 연탄봉사활동10
지난 2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에서 인천연탄은행과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소음, 진동, 충격방지제품 제조업체 (주)엔에스브이 임직원들이 올해 첫 연탄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22.10.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비어있는 연탄 창고가 채워지니까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집니다."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의 한 마을 공터에 빼곡히 쌓인 연탄 더미 주변으로 파란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연탄을 실은 지게를 짊어지고 폭 2~3m 정도의 좁은 골목과 가파른 언덕길을 부지런히 누비기 시작했다.

지체장애인 안상순(53)씨는 연탄이 쌓여가는 집 창고를 지켜보며 웃음꽃을 피웠다. 안씨는 "20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뒤 제대로 걷지 못한다. 형편이 어려워져 원래 사용하던 기름보일러를 연탄보일러로 바꿨다"며 "비어 있는 연탄 창고를 볼 때면 마음 한편이 시렸는데, 이렇게 직접 연탄을 배달해주니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연탄 나눔 봉사활동에 참여한 20여명은 인천연탄은행에 1천400장의 연탄을 후원한 인천 기업 (주)엔에스브이 임직원과 가족들이다. 이날은 인천연탄은행의 올해 첫 번째 연탄 나눔 봉사가 이뤄진 날이다.



엔에스브이는 7년 전 연탄 나눔 봉사를 처음 시작한 뒤 매해 연탄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초등학생 4학년 딸과 함께 연탄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재준(46)씨는 "앞으로 딸아이가 크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면서 도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이제는 딸아이가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인천연탄은행은 올겨울 인천에서 972가구가 연탄을 난방 연료로 사용할 것으로 파악했다.

인천연탄은행 정성훈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후원이 뚝 끊겼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엔 다행히 연탄 기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더욱 많은 시민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연탄 나눔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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