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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112, 말소리 없이 '눈치빠른 출동'

김주엽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입력 2023-01-10 19:45 수정 2023-01-1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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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전경. /경인일보DB
 

지난해 11월13일 낮 인천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신고전화를 건 10대 여학생은 "가정폭력을 신고하려고 하는데요…"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전화를 받은 상황실 직원은 신고자가 길게 통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곧장 '보이는 112시스템'을 가동했다.

'보이는 112시스템'은 경찰관의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신고자가 휴대전화의 숫자 버튼을 누르면 경찰은 문자로 신고자에게 인터넷 주소(URL)를 보내고, 신고자가 이를 클릭하면 그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현장 상황을 볼 수 있다.

URL 접속을 통해 여학생이 방에 피신해 있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채팅 대화를 통해 신고자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하고 있다는 걸 파악하고, 즉시 현장에 경찰관을 보내 피해자를 안전하게 구조했다.

보이는 112시스템이 위험한 처지에 놓인 신고자를 신속히 구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화 곤란한 처지 신고자 위해
화면 터치 휴대전화 카메라 연결


10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보이는 112시스템을 이용해 1천69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경찰은 가정폭력 사건처럼 피해자가 가해자와 한 공간에 있어 112신고를 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음성 대화 없이 곤경에 처한 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지난해 초부터 보이는 112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보이는 112시스템이 이용된 신고사건 중 가정폭력, 살인, 강도, 납치, 감금 등 중요 범죄는 84건에 달했다. 폭력, 사기, 공갈, 협박 등 기타 범죄신고도 126건이나 됐다.

교통사고 신고에도 보이는 112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운전자가 부상을 당해 교통사고 현장을 정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이는 112시스템은 경찰이 영상을 토대로 사고 지점을 빠르게 특정할 수 있게 해준다. 운전자가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추적할 때에도 보이는 112시스템을 사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인천청, 작년 1069건 사건 처리
살인·강도 등 중범죄 84건 달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더 많은 시민이 보이는 112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위기에 처한 시민의 신고를 언제나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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