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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교 붕괴 얼마 안 돼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불안 떠는 시민들

조수현
조수현 기자 joeloach@kyeongin.com
입력 2023-06-08 14:11 수정 2023-06-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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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현장. 2023.6.8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출근길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라니 믿기지 않네요."

'정자교 붕괴 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 두 달 남짓 지난 시점에 분당선 수내역에서 출근길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해 1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14명 부상 사고
도미노처럼 넘어지며 겹겹이 쌓여 아비규환
4월 정자교 붕괴 두달 남짓 '또 사고'
에스컬레이터 이용 안 하겠다는 주민도

8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경기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0분께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작동 중이던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뒤쪽으로 역주행했다.

이 사고로 A씨 등 시민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시민 11명은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소방이 제공한 사고 당시 지하철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출근 시간대 줄지어 탑승하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려던 시민들은 이를 보고 급하게 뛰어 대피했고, 앞서 탑승해 있던 이용객들은 에스컬레이터가 빠른 속도로 역주행하자 도미노처럼 줄줄이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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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현장. 2023.6.8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이용객들이 에스컬레이터 하단부에 겹겹이 쌓이고 나뒹굴어지며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김모(26)씨는 "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비명이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 아래에 깔려 있었다"며 "보는 것조차 당황스러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차가 와서 사람들을 하나둘 실어갔다"고 증언했다.



지난 4월 발생해 사망 1명 등 사상자 2명을 낸 정자교 붕괴 사고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공 교통수단에서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발생하자 시민들은 극도의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인근 주민 황모씨는 "반대편 지하철 출구가 공사 중이어서 늘 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는데 사람이 늘 많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사고가 나니 불안하다"며 "앞으로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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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현장. 2023.6.8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한편, 수내역 운영 주체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사고가 발생한 에스컬레이터가 지난달 10일 실시된 월 단위 정기 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코레일을 통해 에스컬레이터를 위탁 관리하는 업체는 매달 1회씩 수내역 내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달에도 10일께 점검이 예정돼 있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즉시 승강기 작동을 멈추고, 이동을 차단하는 등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며 "철도특별사법경찰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 진행하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고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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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현장. 2023.6.8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철도특별사법경찰대 관계자는 "관련 사고가 과거에 발생했는지를 포함해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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