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샤니 성남 공장, 5년 전부터 유사 끼임 사고 발생

오수진
오수진 기자 nuri@kyeongin.com
입력 2023-08-11 17:57 수정 2023-08-23 20:12

2023081101000498200025131.jpg
지난해 근로자 사망 및 잇단 부상 사고가 발생한 SPC의 한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8일 또다시 근로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41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소재 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근로자 A씨가 근무 중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사진은 성남시 샤니 제빵공장 모습. 2023.8.8 / 연합뉴스

지난 8일 5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샤니 성남 공장에서 이미 5년 전부터 유사한 끼임 사고로 인한 산업재해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복되는 안전사고를 노동자 개인의 문제로 돌린 SPC 측의 대응처럼 '이번만 피해 가면 된다'는 기업의 안일한 인식이 산업재해 발생의 구조적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샤니 성남 공장에서 지난 5년(2018~2023년 3월 말)간 끼임 사고는 14건이 발생했다.

2018~2023년 끼임 사고 발생
전체 산재사고 중 40% 해당
SPC, 정의당 현장방문도 막아


구체적으로 끼임 사고 내용을 살펴보면 A씨는 지난 2019년 5월 9일 디저트 라인에서 기계를 사용해 빵 위에 크림을 바르는 작업을 하다 중단 후 손으로 작업하던 중 갑자기 기계가 작동하면서 손가락이 절단됐다. 또 같은 해 7월 4일 B씨는 빵을 포장하던 중 포장자를 자르는 기계에 손가락 끝 마디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2021년 7월 16일에는 C씨가 반죽 분할기 상단을 청소하는 동료를 돕다 또 다른 동료가 C씨가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동작 버튼을 눌러 손가락을 다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반죽 작업과 센서 오작동 등으로 손가락이 끼이거나 절단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샤니 성남 공장에서 발생한 전체 산업재해 35건 중 이와 같은 끼임 사고는 40%(14건)였다.

정의당은 이처럼 유사한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사니 성남 공장 현장을 방문했지만 SPC 측의 제지로 무산됐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이날 한 시간 대치 끝에 결국 사고 현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은주 의원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SPC 측과 전날 협의를 마치고 현장을 방문했는데 입구에서 제지당한 것은 사고 현장을 은폐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 지난해 사과를 하고 안전관리 및 재발 방지 투자를 약속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은 기업이 산업안전 보건 문제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통화에서 "같은 공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라 보고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문제가 된 것이 센서 부분인데 2인 1조로 작업을 했는지, 센서가 잘 작동했는지 등 안전조처가 잘 됐는지를 조사해봐야 한다. 아직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서 좀 더 세부적으로 봐야 하는데 향후 국정감사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 부분들을 제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샤니 제빵 노동사가 목숨을 잃으면서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안전 관리 투자 1천억 원을 약속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며 "약속이 이행되지 않는 것은 전통적인 기업의 관행이고, '이번만 피해가면 된다'는 인식이 이번 사고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사건은 양형 기준도 낮다. 이번 문제를 계기로 고용노동부 등은 이 문제가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법과 원직에 따라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사고 사흘째인 이날 원인 규명을 위한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