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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코로나 대출금도 아직… 고금리·경기침체까지 '돈맥경화'

김주엽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입력 2023-11-05 20:24 수정 2024-02-07 10:50

특례보증 찾는 중소상공인들

소상공인 특례보증 관련 인천신용보증재단 상담
코로나19와 경기침체로 인천신용보증재단을 찾는 소상공인들이 계속 늘고 있다. 인천신보가 발급한 보증서를 담보로 은행에서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거나 지자체의 대출 이자 지원 등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증 기한 내 돈을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늘면서 인천신보의 손실 규모도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 2023.11.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사실상 돈줄이 막혀버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인천신용보증재단 남동지점에서 최근 만난 임서현(63)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산업단지에서 21년째 비철금속, 알루미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임씨는 4년 전 인천신용보증재단에서 지원받은 특례보증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임씨는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 인천신용보증재단의 특례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9천500만원을 빌렸다. 올해 안에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데, 회사 매출은 전혀 늘지 않아 특례보증 만기를 1년 연장할 수밖에 없다고 임씨는 설명했다.

그는 "매출은 줄어드는데 인건비와 자재비 등이 크게 올라 회사 사정이 더 나빠졌다"며 "코로나19 시기에는 정부가 대출 기한을 연장해줘 수입이 줄어도 버틸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정책 지원마저 줄면서 정말 힘든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신용보증재단을 찾는 소상공인들의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인천신용보증재단에서 발급한 보증서를 담보로 은행에서 저금리로 대출을 받거나 정부나 기초자치단체로부터 대출 이자를 지원받고자 인천신용보증재단을 방문한다.

올해 9월까지 상담건수 4만3849건
코로나 절정 2021년보다 1천건 줄어
인천신보 "2주내 모든 자금 소진"

인천신용보증재단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 들어 9월까지 진행한 상담 건수는 4만3천849건이다. 이는 코로나19가 절정이던 2021년 1년 동안 총 상담 건수(4만4천374건)보다 약 1천건 정도 적은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로 소상공인들이 찾고 있다고 인천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올해 상담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 대부분은 임씨처럼 코로나19 시기에 대출을 받은 금액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또 다른 대출을 받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경기가 좋아지지 않다 보니, 제 시기에 돈을 갚기 어려워 이를 연장하거나 새로운 대출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다.

인천신용보증재단에서 만난 최지영(65)씨는 기초자치단체 특례보증을 받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대출이 많은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너무 커지다 보니 2천만~3천만원이라도 재대출을 받으려고 왔다"며 "'카드 돌려막기'처럼 새로운 빚을 내서 기존 빚을 갚고 있는데,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는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소상공인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천 남동구에서 지난 8월 학원 문을 연 이우상(49·가명)씨는 2천만원의 특례보증을 지원받을 계획이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아 많은 가정이 아이들 학원비부터 줄이는 것 같다"며 "개원할 때 대출을 많이 받아 추가로 돈을 빌리고 싶지 않았지만, 당장 해결할 방법이 없어 특례보증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금리 지원이 많고 자격 기준이 덜 까다로운 특례보증 제도가 운용되면 늦어도 2주 안에 모든 자금이 소진될 정도"라며 "보증을 받는 소상공인은 많은데, 이를 제때 갚는 사람들은 갈수록 줄어들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못 갚은 돈은 '보증기관의 빚'… 인천신보 대위변제 급증)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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