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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경제성·권역간 이동편의 고려… GTX '빨대 효과' 불균형 더 커질라

박현주
박현주 기자 phj@kyeongin.com
입력 2024-01-30 20:00 수정 2024-01-30 20:45

신도시 기점 개통… 대비책 마련을


B·D·E 노선 송도·영종·청라 지나
빠진 구도심지역 쇠퇴 촉진 가능성
일자리·거주지 분리현상 심화 우려
"인구 붙잡아놓을 방안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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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인천시 서구 원당동의 한 사거리에서 GTX 시대 개막을 알리는 현수막 너머로 시민들이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2024.1.3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에서 시작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D·E노선은 경제성, 권역간 이동 편의 등을 따져 신도시 중심으로 정해졌다. 교통 혁신은 인천 주민의 생활 편익을 확대하는 긍정적 결과만 가져다주진 않는다. 노선이 통과하지 않는 구도심 침체부터 일자리·거주지 분리 현상 심화, 역외소비 증가 등 내·외부적으로 불균형을 초래하는 '빨대 효과'(Straw Effect)가 우려된다.

정부가 발표한 GTX A~F노선 중 인천을 지나는 노선은 B·D·E 등 총 3개다. 이들 노선이 지나는 인천 구간은 모두 송도·영종·청라국제도시 등 신도시다. GTX-B는 송도 인천대입구, 인천시청, 부평을 관통하는 노선으로 착공을 앞두고 있다. GTX-D는 서구 검단신도시, 계양과 인천국제공항, 영종, 청라, 가정, 작전을 거치는 Y자 형태로 건설된다. E노선도 인천공항, 영종, 청라, 가정, 작전을 거치게 된다.

GTX 개통은 구도심·신도시 양극화라는 도시공간 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GTX는 기존 도시철도와는 달리 권역별로 분절된 구간을 통과하게 된다. 노선에서 빠진 구도심 지역의 쇠퇴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인천은 GTX 개통 외에도 기존 구도심 인구 이탈을 촉진할 수 있는 구월2지구 공공주택지구, 계양테크노밸리 조성 등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다.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집값이 저렴한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주분리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도 높다. 인천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역외소비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이달 발표한 '인천 지역 역외소비 현황 및 역내소비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유통업 중심 역외소비 유출률은 인천이 37.8%로 세종특별자치시(41.5%) 다음으로 높았다. 반면 같은 기간 역외소비 유입률은 27.8%로 전국 시도 중 다섯 번째다. 서울(45.5%)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은 비율이다.

한국은행은 인천시민의 거주지 외 출퇴근·통학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민의 역외 통근·통학 지역은 경기·서울(2020년 기준 98.2%)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지역 내 불균형을 해소하고 도시 간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방위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시계획·도시공간 전문가인 이왕기 인천연구원 부원장은 "GTX가 개통하면 기능이 강한 지역으로 그렇지 않은 지역이 빨려 들어갈 수 있다"며 "인천 내 타 지역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곳 중심으로 이들 인구를 붙잡아놓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GTX 시대에 대비해 지역 내 소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하운(전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사단법인 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은 "지역 간 비교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소비 경쟁력이 높은 서울이나 인천 내 신도시인 송도·청라 중심으로 인구가 이동할 수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이 장기간 지속하진 않을 것"이라며 "구도심, 신도시 간 산업, 교육, 문화, 의료 기반시설이 충분히 분산되도록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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