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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공공심야약국 '완전소멸'

장태복
장태복 기자 jkb@kyeongin.com
입력 2024-02-14 19:21

郡, 밤 10시~오전 6시 비용 감당
인력난 등 7개월만에 운영 철회
주민 12만3천명 '야간 의료사각'
10년째 유사 지원 규모 문제점


"지금 몇시야? 밤 10시 넘어 문 연 약국도 없네 어떡해 아픈데…."

지난 설 명절 양평군 양평읍에 거주하는 조모(33)씨는 갑작스런 복통으로 곤욕을 치렀다. 주변 약국을 검색했으나 오후 10시가 지나 문을 연 곳은 없었다. 양평지역 전체에 '공공심야약국'이 한 곳도 없어 결국 다음날까지 고통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14일 양평군에 따르면 공공심야약국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운영하는 약국으로 심야에 갑작스레 아픈 시민들에게 의약품 구매·상담 등의 편의를 제공한다.



군은 '양평군 취약시간대 공공약국 운영 지원 조례안'에 따라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 사이 취약시간대에 운영하는 공공심야약국에 시간당 3만5천원의 운영비를 지원한다.

하지만 현재 군내에는 공공심야약국이 '전무'하다. 지난해 7월 양평읍 일원에 처음으로 공공심야약국이 생겼으나 지난 1월 말 문을 닫았다. 야간운영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아침부터 새벽까지 혼자 운영하다 결국 약 7개월만에 철회의사를 군에 전달했다.

이후 한 달 가까이 12만3천여 양평 주민들은 '야간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군은 곧바로 공공심야약국 모집 공고를 내고 수소문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특성상 의료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울뿐더러 시간당 3만5천원의 운영비 지원 또한 약국 입장에선 임대료,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10년째 유사한 지원 규모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2015년 경기도에서 첫 심야약국 관련 조례가 제정됐을 당시 지원금은 시간당 3만원으로 현재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며, 예산 또한 군이 70%를 부담하고 도가 30%를 부담해 재정자립도가 17.46%에 불과한 군에는 현 제도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군은 오는 3월부터 공공심야약국 재개를 목표로 양평읍 일원 한 곳의 약국을 심사하고 있으나 현재의 지원 조건이라면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커 노심초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다른 군 단위에서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물어보니 연세 많은 약사님께서 자기 건물에서 운영하시며 봉사하는 차원으로 하고 계신다"며 "군민에게 안정적인 의료서비스 인프라를 계속 제공하려면 도 차원에서의 폭넓은 지원 확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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