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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태희 인천시티발레단장 “인천상륙작전, 세계 무대 선보일 발레로 만들 것”

박경호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입력 2024-02-18 09:52 수정 2024-02-18 19:21

관련 문화 콘텐츠 부재 속 창작 공연 추진

라벨의 ‘볼레로’에 22개 참전국 음악 접목

“감사한 마음 전달… 장기적 레퍼토리 원해”

박태희 인천시티발레단장

지난 13일 인천 연수구 인천시티발레단 연습장에서 만난 박태희 단장. 2024.02.13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시는 정전 70주년이던 지난해 한국전쟁의 초반 전세를 뒤집은 ‘인천상륙작전’ 기념 행사를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쳤다. 앞으로 인천상륙작전 기념 행사의 규모를 키우고 내실을 다져 노르망디 상륙작전처럼 참전국 정상급이 참석하는 국제 행사로 만든다는 게 인천시 구상이다.

지난해 인천 앞바다에서 함정과 병력을 동원한 대규모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와 퍼레이드, 관련 학술회의와 시민 문화 행사 등이 개최됐다. 하지만 정작 인천상륙작전을 제대로 담은 문화예술 콘텐츠 발굴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20년 넘게 지역에서 활동한 전문예술법인단체 ‘인천시티발레단’이 올해 제작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상륙작전 소재 창작 발레 공연 ‘승리의 볼레로’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유명한 관현악곡이자 발레곡 ‘볼레로’에 인천상륙작전을 담는 공연이다.

‘승리의 볼레로’ 총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인천시티발레단 박태희 단장은 “볼레로는 승전 기념 퍼포먼스와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며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22개국의 민속 음악을 볼레로에 넣는 방식으로 편곡해 40명의 무용수가 각 나라의 민속 음악을 발레로 표현한 후 볼레로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게 작품의 기본 골격”이라고 말했다.

악기를 바꿔 가면서 주선율을 반복하는 볼레로의 특징을 떠올린다면, 어떤 작품이 될지 짐작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박 단장이 구상하는 ‘승리의 볼레로’는 인천상륙작전처럼 스케일이 크다. 그는 “야외 극장 같은 대형 무대에서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것”이라며 “한국전쟁 참전 22개국 국기를 표현한 무용수들의 의상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유학한 디자이너에게 맡길 예정”이라고 했다.

인천시티발레단

인천시티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 창작 발레 ‘심청’의 한 장면. /인천시티발레단 제공

발레 버전의 인천상륙작전 공연은 박태희 단장이 오랫동안 구상한 작품이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천이란 도시를 알릴 만한 가장 대표적 이야기가 인천상륙작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 단장은 “지난해 인천시티발레단 창단 20주년이었는데,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도시를 제대로 알릴 문화예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 의식이 있다”며 “마침 인천시가 인천상륙작전을 국제적으로 기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오랜 구상을 현실화할 때라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승리의 볼레로’에 특정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박 단장은 “원형의 무대에서 하늘을 향해 의식을 치르는 느낌의 음악과 절제되면서도 화려한 군무 등으로 참전국가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작품”이라며 “순수예술로서 장기적인 레퍼토리가 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시티발레단은 판소리 다섯 마당을 현대화한 발레 작품, 동화 무용극 ‘빨간모자’, 창작 발레 ‘심청’, ‘호두까기 인형’ 등 10개 이상 자체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연수문화재단과 협업한 고려인 마을 아이들이 주축이 돼 화제를 모은 ‘꿈의 댄스팀’을 키우는 등 지역사회와 밀착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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