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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윤원석 신임 인천경제청장에 바란다

입력 2024-03-06 19:37 수정 2024-03-06 19:46

경제·투자 전문가로 정평 인물 큰 기대
경험·비전·추진력·사업의 연속성 중요
개발이익, 구도심에 투자하는 혜안 마련
성과 집착보단 책임감 밑바탕 된 신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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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철 인천 연수구 초대·2대 민선구청장·객원논설위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새롭게 이끌어 나갈 제8대 윤원석 청장이 임명됐다는 소식이다. 경제와 투자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라니 기대가 크다. 인천경제청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 투자 유치와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운영 사무를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 인천시 산하 출장소 형태의 외청을 총괄 지휘하는 부서장이기도 하다. 자리가 중요하다 보니 인천시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협의해 임명하며 임기는 3년, 개방형 지방관리관인 1급 공무원 상당 직위다. 송도·영종·청라 일대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20년 동안 7명의 수장이 바뀌었다.

그동안 행정공무원, 경제전문가, 장관 출신이 두루 거쳐갔고 이번 공모에도 많은 전문가가 응모했다. 수장이 많은 능력 중 어떤 능력을 가장 중요시 하느냐에 따라 성과는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행정전문가는 절차 준수와 조직 관리에 능통하지만 경제관에서 떨어질 수 있는 반면 경제전문가는 그 반대가 될 수 있다.

인천경제청 업무와 위상이 인천지역에서 차지하는 바가 사뭇 중요하다 보니 누가 오느냐에 대해 지역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역 정가나 시민단체, 언론에서 이런저런 요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신임 인천경제청장에게 시민사회가 바라는 바는 한마디로 잘해 달라는 것이다. 그간 경험과 비전, 추진력, 인천에 능통하고 경제 동향을 섭렵하는 전문성, 기존 공무원 조직과 시민단체와의 조화, 임기 중 구상하는 전략에 대한 확고한 실천 등이다. 특히 사업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흔히들 사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뀐다는 인식을 불식시켜 주기 바란다. 한 예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려면 보통 1년여 동안 공을 들여 성사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임 청장과 전임 청장은 우연의 일치로 고교 선후배이자 고향도 충남 당진 출신으로 같다. 자연스레 소통과 협조 무드가 이루어져 투자 유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대개 기관장이 부임하면 업무를 파악하는 데 6개월 정도 걸린다. 새로운 정책을 구상하는 데 또 6개월 정도 걸린다. 여차하면 벌써 임기의 반이 지나가 버린다. 무얼 하려 했지만 한 것 없이 임기가 지나는 것이다. 게다가 조직원들과의 화합이 안 된다든가 조직을 장악하지 못한다면 그저 머물다 가는 자리가 될 수 있음을 잘 알아야 한다.

지난해 공개된 정부의 제3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 초안을 보면, 규제 완화로 기업 경제활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면적 총량제를 탄력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한다. 우선 인천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여타 경제자유구역보다 먼저 지정됐을 뿐 아니라 면적은 물론 운영 성과도 가장 뛰어나다. 이제 인천이 경쟁해야 할 상대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의 경제자유구역이다. 신임 청장은 싱가포르 제도와 인프라, 두바이의 서비스, 홍콩의 전문성을 뛰어넘는 인천경제청만의 강점을 잘 개발해야 한다.

또 하나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이익을 침체된 구도심에 투자할 수 있는 혜안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이 발전할수록 구도심과 멀어진다면 안 될 일이다. 또한 인천시장이 주도하는 원대한 인천의 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더불어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의회, 언론, 시민단체 등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 인천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사업들이 밀실에서 결정되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

인천경제청 조직에는 많은 전문가가 있다. 그들이 전문성을 살려 청장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권한도 대폭 위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 밑바탕이 된 신뢰다. 신뢰는 스스로 따라오고 권위에 순응하게 만드는 힘이다. 인천경제청 정책은 신중해야 하지만 일단 결정된 것을 쉽게 바꿔서는 안 된다. 인기를 얻기 위해 반짝이는 성과나 슬로건에 집착해서도 안 된다. 개인의 신뢰, 기관의 신뢰가 필요하다.

새로 부임한 청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원래 힘든 자리는 무거운 자리다. 인천시민이 큰 눈 큰 생각으로 지켜볼 것이다.

/신원철 인천 연수구 초대·2대 민선구청장·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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