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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도적으로 문화 선도 구상… 전승보 경기도미술관장

구민주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입력 2024-03-11 18:59 수정 2024-03-11 19:51

"변화로 꿈틀대는 미술관, 새도약 리셋 & 퀀텀점프"


경기도민 1400만명은 장점이자 부담
'민화와 K-POP아트' 등 문턱 낮출것
상반기 내로 '후원회 구성·운영' 목표


전승보 관장
전승보 경기도미술관장이 올해 미술관이 추진하는 사업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3.11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경기도미술관은 지난 10년간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며 지역의 슬픔을 함께 나눴고, 팬데믹 상황이 찾아와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끊기기도 했다. 새로운 도약의 시점을 맞이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 전승보 경기도미술관장은 '리셋'과 '퀀텀점프'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꺼내들었다.

전 관장은 "지금 우리가 정상을 회복한다는 것이 단순하게 미술관의 자원이 가장 좋았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뿐 아니라 변화하고 있는 경기도의 상이 어떻게 반영되고, 어떤 목표를 지향해야 할 것인지 다시 생각할 때"라고 했다. 이어 중간단계 없이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는 '퀀텀점프'는 시간 속에 축적된 경기도미술관만의 능력치가 발현되는 것으로, 이를 위한 조건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인구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경기도의 특수성에 전 관장은 주목했다. 그는 "경기도민 1천400만명은 대상 자체가 무궁무진한데, 이는 장점이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국립현대미술관에 버금가는 자원과 책임을 가지고 있어 발전 가능성의 목표치가 높다"고 말했다.



올해 경기도미술관이 준비한 전시는 이러한 고민들이 녹아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념전인 '우리가, 바다'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동시에 예술을 통해 재난에 대한 사회적 상생의 방향을 모색한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17인(팀)의 작가가 참여하고, 세대를 넘어 고통의 주제에 대한 다각적 예술가의 사유를 전할 계획이다.

11월에는 특별전 '민화와 K-POP아트'를 준비하고 있다. 민화를 비롯한 우리의 옛그림에 담긴 양식적, 주제적 특질로부터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들여다보고 한국적 팝아트의 가능성을 폭넓게 탐구하는 전시이다.

즉, 옛그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예술적 관점과 삶의 태도와의 교집합 속에서 동시대 미술의 경향과 한국 현대미술의 바탕이 된 부분들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전시는 향후 해외 미술관에서의 전시를 추진하며 한국을 알리는 기획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어느덧 미술이 어렵기만 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미술관의 문턱은 더욱 낮아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이에 전 관장은 "어떻게 미술이 모두의 것이 되는가 평생을 고민했다"며 "성숙한 문화를 향유한다는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우리와 같은 매개자들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 관장은 대중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 제작과 함께, 기업들의 사회 기부와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힘써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 올해 첫 전시인 '얄루' 작가의 개인전은 IBK기업은행이 설립한 IBK행복나눔재단이 경기도미술관에 후원한 기부금으로 추진된다. 경기도미술관과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신진 작가의 창작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앞선 전시를 통해 최종 선정된 작가의 개인전을 경기도미술관에서 열게 된다.

또 올 상반기 내로 경기도미술관 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변화하는 사회에 미술관이 주도적으로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것이 전 관장의 구상이다.

전 관장은 "의식 수준이나 문화 자체에 있어 공공미술관으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면,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이를 선도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많은 고민 중이다. 지난 10년을 보내온 경기도미술관에게 기회가 될 것이고, '리셋'과 '퀀텀점프'의 전망을 거기서 바라본다"고 전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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