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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복되는 지방의원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 끊어내야

입력 2024-03-25 20:07 수정 2024-03-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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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회 배지. /경인일보DB
 

인천 10개 군·구의회가 공무 국외출장을 추진하면서 외유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옹진군의회는 이미 지난달 말 대만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으며, 동구·미추홀구·부평구·서구·강화군은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해외 출장 일정을 잡고 있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주민들의 시선이 고울 수는 없다. 지난해 인천지역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은 일본과 베트남, 유럽 등을 다녀왔는데, 의원 1인당 사용한 예산이 300만~5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5월 미추홀구의회는 의원 15명과 직원 6명이 7박9일 일정으로 독일과 스웨덴을 방문했는데, 1억500만원의 예산이 지출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는 전세사기를 당해 전셋집에서 내쫓길 처지에 놓인 미추홀구 주민들이 정부와 지자체 등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을 때였다.

경기도 내 지방의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말 파주시의회는 시민사회단체의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아랍에미리트와 스페인 연수를 다녀와 빈축을 샀다. 총선이 끝나고 본격적인 국외출장 시즌(?)을 맞이하면 본격적인 외유성 국외출장 러시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방의원들의 해외 출장 명분은 해외 선진 도시의 우수 제도와 정책을 파악해 지방의회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매년 외유성 논란이 되풀이된다. 명분과 현실의 위화감 때문이다. 과도한 관광일정 편성도 문제지만, 국외 출장의 효과를 주민들이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의정부시가 최근 시장의 공무 국외출장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경기도의회는 공무 국외출장 사전컨설팅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환영할만하다. 하지만 개별 지자체와 지방의회의 노력만으로는 잃어버린 주민 신뢰를 한 번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무 국외출장을 심사하는 위원회의 내실을 다지고, 출장 후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결과보고서도 감사를 받는 등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공무 국외출장을 떠나는 지방의원이나 공직자들이 내실 있는 준비와 연구를 통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꼭 현지를 방문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손안에서 얻을 수 있는 시대에 공무 국외출장이 주민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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