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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톱텐 시티, 섬세한 투자유치 전략 필요하다

입력 2024-05-07 19:40 수정 2024-05-07 19:41

GLOBAL TOP 10 CITY INCHEON 투자유치설명회13
유정복 인천시장이 7일 오후 인천시 중구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글로벌 톱텐 시티 인천(GLOBAL TOP10 CITY INCHEON) 투자유치설명회'에서 민선 8기 핵심 공약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를 확장한 '글로벌 톱텐 시티 인천'를 발표하고 있다. 2024.5.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가 7일 영종도에 있는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글로벌 톱텐 시티 인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했다. 글로벌 톱텐 시티는 유정복 인천시장 핵심 공약인 '뉴홍콩시티'를 확장한 개념의 개발 프로젝트다. 뉴홍콩시티가 홍콩 이탈 기업을 인천에 유치하는 게 뼈대였다면, 글로벌 톱텐 시티는 국내외 모든 기업으로 유치 대상을 확대했다. 투자유치 공간은 강화도 남단, 옹진군 섬,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 등이다. 프로젝트 명칭에는 전 세계적 기업을 유치해 세계 10대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인천시는 이날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인천의 투자 장점·경쟁력과 현재 진행 중인 개발사업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투자유치 설명회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강화도 남단과 옹진군 개발계획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했던 점은 아쉽다. 강화도 남단은 그린바이오 파운드리, 해양치유지구, 친환경 웰니스 주거단지 등을 조성하겠다는 두루뭉술한 큰 그림뿐이었다. 강화도 남단 등 신규 개발 대상지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기대했던 이가 적지 않았을 텐데, 송도·청라·영종을 중심으로 한 기존 개발사업 비중이 컸다. 인천시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제물포 르네상스'(내항 등 중구·동구 일대 재개발사업) 일부분도 '투자가능지역'에 포함하는 등 투자유치의 공간적 범위가 너무 광범위한 것도 문제다.

글로벌 톱텐 시티에 투자하는 기업·기관에 어떤 혜택을 줄 것인지도 불명확했다. 인천은 서울과 가까운 데다 국제공항·항만을 갖추고 있다. 이미 송도·청라·영종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기업 입주 및 생산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남동국가산업단지 등 제조 기반도 탄탄하다. 하지만 세계 유수 기업을 유치하려면 유리한 입지 조건과 기존 인프라 외에 획기적인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선, 강화도 남단 등 신규 개발 대상지가 경제자유구역 또는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돼야 한다. 또 과감한 규제 혁파를 위해선 법 개정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을 조성하는 게 우선일 것이다.

인천시가 글로벌 톱텐 시티라는 원대한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조금 더 구체적인 개발계획과 섬세한 투자유치 전략이 필요할 때다. 또한 중앙부처와 정치권의 협조를 얻어 규제를 혁파하지 못하면 장밋빛 청사진에 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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