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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당한 장애 학생… 학교 미흡 대처로 '상처만'

김희연
김희연 기자 khy@kyeongin.com
입력 2024-05-23 20:01 수정 2024-05-24 11:25

인천 A고교서 동급생 괴롭힘 촬영
"CCTV 2주뒤 확인" 화해 권유도
전학후 치료… 학부모는 엄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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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장애 학생이 동급생들에게 성추행 당했지만, 학부모는 학교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경인일보DB

인천 한 고등학교에서 자폐성 장애 학생이 동급생들에게 성추행 등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 충격으로 결국 전학까지 가야 했는데, 학부모는 학교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주장한다.

인천 A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B(17)군은 지난달 4일 옆 반 학생 3명에게 성추행 등 괴롭힘을 당했다. 가해 학생들은 B군이 입고 있던 상의 지퍼를 내리고 손바닥으로 가슴을 비비거나, B군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간지럽히고 때리는 시늉을 했다. 한 학생은 이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기도 했다.

B군 어머니는 아들에게서 이 이야기를 듣고 다음 날 곧바로 특수교사에게 사실 확인과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학교 측은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을 통한 조사를 진행했고, B군이 학습도움실에서 특수교사와 함께 머물도록 하며 피·가해 학생 간 분리 조치를 했다.

가해 학생이 모두 특정된 후에는 인천시교육청에 해당 사안을 보고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학교 측 대처가 미흡했다는 게 B군 어머니의 주장이다. 학습도움실은 가해 학생들의 교실 바로 앞이라 사실상 분리 효과가 없었고, 학교 측에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공개를 요구했는데 2주가 돼서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벌어진 성 관련 사안은 즉시 수사기관(112, 117)에 신고해야 하지만 이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또 B군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가해 학생들과의 화해를 학교 측이 권유했다고 한다.

B군은 지난달 5일을 마지막으로 등교하지 못하다가 다른 학교로 전학했으며, 우울과 불안 등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B군 어머니는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B군 어머니는 "중학교 때 웃음이 많고 친구들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더 긍정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고에 보냈는데, 아이가 이번 일로 아픈 기억을 갖게 됐다"며 "가해 학생들이 뉘우칠 수 있도록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고등학교 측은 가해 학생과의 분리, 학교폭력 사안 조사 등 합당한 조치를 했다는 입장이다.

A고 관계자는 "CCTV 열람은 가해 학생과 부모의 동의도 필요한데, 처음에 원치 않는 사람이 있어 늦어졌다. 학습도움실은 B군이 원한 장소였고, 특수교사도 함께였다"며 "B군이 처음에 가해 학생을 잘못 지목해 실제로 괴롭힌 학생들을 특정할 때 시간이 걸렸지만 조사와 분리 조치는 제대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 사안은 B군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에서 조사 중이며, 다음 주에는 인천시교육청 학교폭력심의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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