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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재
임승재 기자 isj@kyeongin.com
입력 2024-06-04 18:56

변기 앉아 스마트폰 보는 습관, 항문 건강 '빨간불'


혈액 심하게 쏠려 치핵 발생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금물
변비·음주·설사도 악화 원인

증상 안 심하면 약물로도 호전
하루 1.5~2ℓ 물 섭취 등 권장
출혈 발견땐 대장내시경 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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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변기에 앉아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습관은 항문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혈액이 항문으로 심하게 쏠려 '치핵'(痔核)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서다.

치핵은 항문 점막 주위의 돌출된 혈관 덩어리를 말한다. 치핵은 항문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포함하는 치질의 70~80%를 차지한다. 항문의 점막이 찢어진 '치열'이나 항문의 염증으로 구멍이 발생한 '치루'와는 다르다.



김문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대장항문외과)는 "치핵의 약 40%는 증상이 없지만 혈변이 있거나 혈전이 동반될 때 통증이 있을 수 있고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변이 속옷에 묻는 경우도 있다"며 "출혈은 대부분 통증이 없고 주로 배변 활동과 동반돼 나타나는데 대변 끝에 붉은 피가 같이 묻어 나오는 형태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치핵은 항문 안에 생기는 '내치핵'과 밖에 생기는 '외치핵'으로 나뉜다. 내치핵은 통증 없이 피가 나거나 배변 시 돌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돌출된 덩어리가 부으면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외치핵은 항문 가까이에서 발생하고 급성으로 혈류가 고여 혈전이 생기면 내치핵보다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항문 주위에서 단단한 덩어리를 만질 수 있고 터지면 피가 난다.

치핵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전적 소인과 잘못된 배변 습관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배변 시 과도한 힘 주기, 장시간 변기에 앉아있는 습관, 변비, 음주, 설사 등도 치핵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으로 골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치핵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좌욕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로 관리된다. 수술은 이런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출혈이 반복되는 경우 등에 시행된다.

치핵 예방을 위해 하루 20~30g의 섬유질과 1.5~2ℓ의 물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변기에 장시간 앉아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는 약물의 복용은 삼가야 한다.

간혹 치핵을 포함한 치질이 오래되면 대장암 등 항문암으로 발전한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다만 치루의 경우 항문암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김 교수는 "치질과 항문암이 공통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인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이나 검진을 통해 치질의 악화를 예방하고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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