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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인천 군부대 이전사업 첫발 '장밋빛 - 리스크' 엇갈려

박현주
박현주 기자 phj@kyeongin.com
입력 2024-07-14 20:13 수정 2024-07-15 19:30

녹지-주거 조화로 '도심 재창조'… 사업성 확보가 관건


경기 침체·토양 정화 '위험 요인'
불확실성 줄여야 실제 공모 가능
'35%가 아파트' 확대땐 지역 반발
인천시, 참여 촉진 행정 강화키로


인천 군부대 이전사업 부지 민간 공모 공고
인천시는 최근 군부대 이전사업 부지에 주택·상업시설·공원·녹지 조성 등 개발사업을 하기 위한 민간 공모 공고를 했다. 사진은 12일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군부대 이전사업 주요 대상지인 제3보급단·507여단(76만4천355㎡) 일대 부지 모습. 2024.7.1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군부대 이전사업은 도심 속 개발 잠재력이 높은 대규모 부지를 한 번에 확보해 주거단지나 편의시설을 만든다는 장밋빛 전망을 안고 있다.

다만 현시점에서 추진되는 군부대 이전사업은 '시간이 곧 돈'으로 등가 되는 개발사업 특성상 부동산 경기 악화라는 외부 리스크는 물론, 사업부지 내 오염토양 정화 등 내부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인천도시공사는 오는 22~24일 사흘간 인천시 군부대 이전사업에 참가 의향서를 제출한 민간 건설업계·금융권 등으로부터 서면 질의를 받아 이달 중 답변하는 절차를 거친다. 인천도시공사는 인천시와 함께 인천 군부대 이전사업에 필요한 공모, 민간 사업자 선정 등을 추진한다.

민관 공동개발 방식의 인천 군부대 이전사업은 부평구 산곡동 제3보급단·507여단을 인근 부개·일신동 제17보병사단으로 이전·재배치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이들 군부대가 이전한 부지(76만4천355㎡)에는 5천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가 전체 35% 비율로 조성되고 나머지 65%는 녹지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인천 군부대 이전 사업 대상지인 4개 예비군훈련장 중 주안·남동구·부천 3곳은 17사단으로, 나머지 김포 예비군훈련장은 계양동원 예비군훈련장으로 통합·재배치된다. 인천시가 군부대 이전에 필요한 시설을 건립해 국방부에 기부하면 인천시는 국방부로부터 군부대 부지를 받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된다. → 그래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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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계·금융권 '관심'↑… 건설경기 침체는 '우려'

인천도시공사가 지난 10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홀리데이인 인천 송도'에서 연 '제3보급단 등 군부대 이전사업 민간 참여자 공모 사업 설명회'에서는 시공능력평가액 20위 안에 드는 대형·중견 건설사 대부분과 지역 주요 건설사, 시중은행, 증권사, 개인투자자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인천시는 군부대 이전사업 추진 시 총 사업비와 예상 수익률을 각각 2조원, 내부수익률 기준 4.96%로 설명했다. 설명회 참석자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을 반영한 사업성 보장 방안 등을 주로 질문했다.

업계는 군부대 이전사업 탐색전에서 건설업계·금융권이 보인 높은 관심이 실제 공모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경기도 군부대 이전사업을 맡았던 한 건설사 임원은 "부동산 호황이었던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너 나 할 것 없이 앞다퉈 수주에 나섰겠지만, 지금은 (건설업계가) 이자 지급 등 떠안아야 할 부담이 크기 때문에 여러 업체의 경쟁 구도로 공모가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본다"며 "이 밖에 여러 요소를 따져보겠지만, 군부대 이전사업은 특성상 기밀시설인 군사시설을 건립해 국방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설계 등에서 노하우를 쌓은 건설사가 아니면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PF 업무 담당자는 인천 군부대 이전사업에 대해 "공사비 규모를 봤을 때 자금 조달 등 여러 측면에서 특정 대형 건설사가 아니고서는 사실상 참여할 수 없는 구조"라며 "금융권 PF 대출 심사 문턱이 높아져서 예상 수익 산출, 부지 실사 등을 이전보다 까다롭게 보는데 웬만큼 수익은 나야 하지 않겠느냐. 향후 부동산, 금리 여건이 긍정적이지 않다면 사업성을 더 높이는 방안으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 '사업성 확보' '불확실성 최소화' 관건

인천 군부대 이전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려면 충분한 사업성을 확보하면서 사업 추진 단계에서 예상되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확정된 부지 개발계획에서 민관이 최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는 게 앞으로 남은 과제다.

인천 군부대 이전사업 개발계획은 사업성 제고를 이유로 한차례 변경됐다. 주택 비율을 추가로 늘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인천시가 군부대 이전사업 사업성 확대를 위해 조정한 주택과 녹지 비율은 각각 35%, 65%다. 주택 조성 비율을 더 확대하려면 지역사회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수용성 확보가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오랜 기간 제3보급단·507여단 이전 부지에 대규모 녹지 공간 조성을 요구해왔다.

군부대 부지에 훼손된 한남정맥(김포~인천~시흥~수원~용인~안성 산줄기)을 잇고 역사문화생태 공원 조성이 예정된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과 연계한 대규모 녹지축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제3보급단·507여단 부지는 오랜 기간 군사시설이 자리 잡으면서 훼손된 범위가 넓다.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부지 개발계획 등이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군부대 이전부지 내 오염토양정화 작업은 준공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복병이 될 수 있다. 특히 제3보급단·507여단은 과거 미군기지 '캠프 그랜트(CAMP GRANT)'가 주둔했던 자리로, 다량의 오염토양이 발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천시·국방부가 오염토양정화 작업에 필요한 정밀 조사, 기본 설계 등 행정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군부대 이전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떠안아야 하는 여러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인근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반시설 확충 등에 힘써야 한다. 제3보급단·507여단 내 아파트 건립을 위해 필요한 개발제한구역(GB) 58만6천㎡의 해제 작업도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 인천시는 전체 GB 물량 대부분을 사용한 상태다. 군부대 이전사업으로 GB를 풀게 되면 사실상 GB 물량 전체를 사용하게 된다.

인천시·인천도시공사는 민간 공모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우려되는 사항을 줄이고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적극적인 행정 지원에 나서겠다고 했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군부대 이전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여러 사전 절차를 서둘러 추진하겠다"며 "일대에 주택 공급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주변 파급 효과 등 장점이 더 많다고 보고 있다. 사업 대상지에 3개의 철도 역이 지난다는 점에서 입지 여건이 사업성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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