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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처럼 마르고 싶어… 급식 대신 '나비약' [밥 대신 약 먹는 아이들·(上)]

목은수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입력 2024-09-03 20:36 수정 2024-09-03 20:37

"친구들 사이서도 마른 몸 동경"
SNS 광고로 금지약품 익숙해져
"배고프다면서도 음식물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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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 사는 강라온(13) 양은 아이돌이 나오는 영상을 볼 때마다 연예인의 '눈'을 먼저 보게 된다고 했다. 쌍꺼풀이 없는 본인의 눈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연예인은 대부분 쌍꺼풀이 있고 무쌍이어도 예쁘고 잘생긴 것 같다"며 "유튜브를 통해 연예인이 나오는 영상을 볼 때면 자연스레 시선이 눈으로 흐른다"고 했다.

'아동 건강권'에 적신호가 켜졌다. 뼈만 남았을 정도로 말랐다는 의미의 '뼈말라', 거식증을 찬성한다는 뜻의 '프로아나' 등의 용어가 익숙하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지나치게 마른 몸에 대한 동경이 아동 사이에 자리 잡았다.

초록우산 '아동권리옹호단(그린즈)'에서 활동하는 아동들은 학교에서 연예인의 몸과 스스로의 몸을 비교하는 게 일상의 문화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아동들이 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의미다.

천의서(14) 양은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대부분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자연스럽게 연예인들의 몸무게와 키, 외모 등이 부럽다는 내용"이라며 "이는 다시 친구들 사이에서도 더 마른 친구를 향해 닮고 싶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고 했다.



특히 학교에서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피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아동들은 급식을 거르거나 기름에 튀긴 반찬은 먹지 않는 등 식단조절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또 중독 우려가 높아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처방이 금지된 다이어트약 '디에타민(나비약)'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광고로 자주 접해 익숙하다고 했다.

이지민(13) 양은 "다이어트를 위해 점심시간에 급식을 아예 먹지 않고 계단을 몇 차례 오르내리는 친구들도 있다"며 "매일 배고프다고 말하면서도 얼마 전부턴 학원에 가기 전에 먹던 견과류바마저 먹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현아(13) 양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일주일 만에 살을 뺄 수 있다는 내용의 나비약 광고를 종종 본다"고 전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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