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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억제제 중독… 약물진료, 여학생이 4배 많아 [밥 대신 약 먹는 아이들·(中)]

목은수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입력 2024-09-04 20:20 수정 2024-09-04 20:27

불안·우울 부작용… 다른 약 의존
남학생은 술·액상담배 사용 경향
"스스로 파악 어려워 교육 필수적"


10대 여성 청소년 사이에 문화로 자리잡은 '마른 몸'을 향한 동경이 약물중독으로 이어진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약물 오·남용과 중독으로 진료받는 10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천146명에서 2021년 1천619명, 2022년 1천746명, 지난해 1천839명까지 늘었다.

특히 10대는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성별 차이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약물 관련 진료를 받은 10대 여성(1천486명)은 남성(353명)보다 4배 이상 많았다. 20대 여성(2천118명)이 남성(736명)보다 3배 많은 것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수치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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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여성 청소년들의 다이어트를 위한 식욕억제제 섭취가 약물중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고, 중독으로 생긴 부작용이 또 다른 약물 사용을 이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영호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는 "여학생의 경우 다이어트 약물로 사용하는 암페타민계열의 디에타민(나비약)이 오·남용돼 중독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식욕억제제에는 각성 성분이 있어 불면이나 불안, 우울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면유도제 등 또 다른 약물복용까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남학생은 약물보다는 술이나 (액상)담배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디에타민(나비약)은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에 해당해 16세 미만인 자에게는 처방을 금지하고 있고, 거래할 경우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미성년자가 나비약을 '댈구(대리구매)'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적절한 약물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영덕 마약퇴치운동본부 센터장은 "어린 시기엔 스스로 약에 중독된 상태인지 파악하기 어려워 범죄에 연루된 후에야 치료를 목적으로 인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한국은 특히 가정에 영양제 등 약을 구비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약물복용과 관련된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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