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예산 시·군 협의로 비율 산정
무상급식이 시행 중인 경기도내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어린이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2024.5.3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무상급식에 필요한 예산 부담을 두고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 내 시·군이 갈등(6월17일자 1·3면 보도=무상급식 분담률 조정… 지자체 따로, 또같이 '하향' 외친다 [애들 밥값은 누가 내야할까·(上)])을 빚고 있는 가운데, 도교육청이 2025학년도 학교급식 경비부터 한발 양보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 악화를 토로하는 기초지자체의 의견을 수용해 2025학년도부터 학교급식경비 중 인건비는 단계적으로 도교육청이 전액 부담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이에따라 전체 학교급식경비의 약 12% 정도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그동안 도교육청과 시·군이 분담했다면, 내년부턴 도교육청이 더 내는 것으로 점차 조정돼 지자체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3천349억원의 인건비 중 시·군이 1천153억원을 분담했는데, 내년에는 예산이 절반 수준인 642억원 정도만 시·군이 내고 내후년부터는 인건비는 모두 도교육청이 내게 된다.
도교육청은 인건비를 뺀 나머지 예산에 대해선 시·군과 협의해 분담 비율을 재산정, 정산의 편의를 도모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교육청도 재정의 어려움이 있지만 안정적인 학교급식 운영을 위해 대승적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의 이같은 변화는 대다수 기초지자체들이 재정부담이 큰 학교급식경비의 분담 비율을 하향 조정해달라고 지속해서 요청했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각 시·군은 경기도정책협의회 건의, 시장군수협의회 안건 제출 등의 방식으로 학교급식경비 분담률 완화를 요구해왔으며 일부 지자체는 2025학년도 학교급식경비 분담에 대해 '부동의' 의견을 도교육청에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도교육청의 발표를 접한 시·군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 지자체 학교급식경비 담당자는 "그동안 분담률 조정 요구에 침묵하던 도교육청이 일정 부분 변화를 보인 것에 대해선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아직까지도 2025학년도 학교급식경비의 세부내역을 도교육청이 공개하지 않은 상태여서 얼마만큼의 예산이 줄어드는지 등을 알 수 없다. 세부내역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인건비를 줄이면서 식품비 항목을 상향한다면 전체 예산 규모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을 수 있다"면서 "추가적인 설명과 자료를 본 뒤 내부 논의를 거쳐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날 오후 각 시·군 학교급식경비 담당자 회의를 개최해 2025학년도 학교급식경비 분담비율에 대한 설명을 하고 지자체들의 동의를 구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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