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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생존의 문제다

조광오 발행일 2012-01-19 제13면

   
▲ 조광오 / 경기도 노인복지과장
'내 나이에 이렇게 두둑한 용돈과 능력을 인정받고 산다는 것이 행복하다'.

올해 나이 72세의 최모씨는 노인일자리 안산 시니어클럽 '명품기름사업단'에 참여한 후 다른 방앗간에서 스카우트할 정도로 베테랑 노인기술자가 되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국인구의 11.2%가 넘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일자리 문제는 단순히 여가선용이 아닌 절박한 생존의 문제다. 지난해 10월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조사발표(TNS리서치)에 따르면 노인일자리에 참여한 이유 중 생계비와 용돈마련이라는 경제적 이유가 82%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인 상대 빈곤율은 지난해 말 45% 수준으로 노인 2명 중 1명이 일반적인 생활수준에 못 미치는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앞으로 9년 이내에 전 인구의 14%가 넘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63년)가 집중적으로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어 지금부터 노인일자리 문제를 대비하지 못하면 사회적 큰 부담으로 닥칠 것이다. 새삼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 TV, 신문 등 각종 언론매체를 통하여 모든 사람이 다투어 일자리를 말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비자는 이러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밭갈이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쟁기질하는 사람은 적다.' '전쟁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갑옷을 입을 사람은 적다.'

일자리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활발한 경제성장과 함께 생성된다고 봄이 옳다. 일자리를 인위적으로 만들기보다는 각종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 장애요인 제거와 해외시장 개척 등 판로개척으로 경제 활성화를 유도한다면 일자리는 자연히 늘어나게 된다. 일자리는 고무줄과 같아서 경기가 좋으면 늘어나고 경기가 시들면 줄어든다. 시급한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다행히 정부에서 올해 정책에 '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였으며, 특히 2012년 대통령 신년 국정연설의 화두는 '일자리를 만들고 물가안정'이었다. 이에 맞추어 우리 경기도에서는 노인일자리 2만9천여명을 지원할 계획이며, 이와 별도로 사회적기업인 (주)경기희망일터와 16개 시니어클럽을 통해 민간분야 일자리를 1천여개 이상 창출할 계획이다.



경기도에서는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장기적 비전과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일할 것이다. 노인일자리는 우선 청·장년 일자리와 충돌되지 않아야 하며, 비교적 힘들지 않고, 근무시간 또한 유연하여야 한다. 즉, 젊은이들이 회피하는 장기비전에 약한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로 이러한 일자리의 유형은 고급기술이 필요없는, 지역특성을 잘 살리는 업종으로 지역 기업들과 연계 추진할 수 있는 짚풀문화 전수, 향토문화 재생, 참기름 제조, 전통 떡 제조, 봉제, 문화재해설사, 노후생활설계사 등 다양한 업종이다. 이러한 노인일자리 확대, 개발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 경제단체, 근로자, 노동조합 등 경제주체 모두가 상생 협력하는 가운데 수출·입 등 경기 활성화와 내수경기 부양이 함께 살아나야 한다.

정치적으로 격동의 한 해가 될 올해야말로 생존을 위한 노인일자리에 대해 차분한 자세로 무엇을 준비하고 나가야 할지 2012년 새해를 맞아 각오를 새롭게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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