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단순한 뇌구조를 갖고 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 생각합니다. 그 범위를 넘어선 것에 대해서는 아쉬워하거나 걱정하지 않아요."
배우 장혁(37)은 자신이 주연한 영화 '감기'를 얘기하며 특유의 긍정 에너지와 열혈 근성을 보여줬다.
영화 개봉(14일)을 앞두고 만난 그는 자신이 맡은 영역에선 얼마든지 몸바칠 각오가 돼 있다는 뜨거운 기운을 뿜어냈다.
그가 집필해 최근 출간한 에세이 '열혈남아'의 제목과 꼭 같은 모습이고, TV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 그가 보여준 적극성과도 맞닿는 부분이었다.
"제 본성 자체가 좀 그래요. 거창하게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부분을 하고, 그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버릇이 몸에 밴 것 같아요."
영화와 TV드라마, 짬짬이 예능까지 그는 쉼 없이 움직인다. 안방극장에서는 '마이더스' '뿌리깊은 나무' '추노' 등 히트작을 내놨고 스크린에서는 '감기' 이전에 '의뢰인' '토끼와 리저드' '오감도' '펜트하우스 코끼리' 등 1~2년 간격으로 꾸준히 작품을 이어갔다.
"현장이 좋아요. 좋으면 에너지는 필요없는 것 같아요. 그것 자체가 에너지를 계속 생성하니까요. 20대 이후에는 늘 현장에 있었거든요. 내 기억에 친구들이랑 어울린 게 열아홉 살 이전 말고는 없는 것 같아요. 현장이 이젠 몸에 밴 듯한 느낌이고, 특히 현장에서 좋은 선배들을 만났을 때는 더 좋아요."
일 자체를 즐기기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별로 없다. 이번 영화 '감기' 역시 이것저것 재지 않고 뛰어든 작품이다.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10년 전 영화 '영어완전정복'을 함께 한 김성수 감독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처럼 그는 실제로 사람과의 의리를 소중히 여긴다고 했다.
"첫 사무실(소속사)이 지금 사무실이에요. 나를 이렇게 데려온 사람이기 때문에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데뷔 초기 작품을 함께 한 김성수 감독님에게도 그런 마음이 있고요. 감독님이 직접적인 지시를 하지 않고 자유롭게 해보도록 지켜본 뒤 '오케이'를 하는 분이기 때문에 그 오케이에 대한 신뢰도 컸습니다."
장혁은 최근 인기를 치솟게 한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게 된 동기도 털어놓았다.
"40대를 준비하는 제 마음가짐이 계속 떠있는 느낌이 있었어요.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른 채 그저 흘러가는 느낌이었죠. 그런데 '진짜 사나이'를 보면서 군 생활을 돌아보니 하루하루 꾹꾹 찍어가던 느낌이 떠오르더라고요. 거기선 날짜를 정확하게 알잖아요(웃음)."
최근 '액션배우'의 이미지가 강해진 데 대해 "균형있게 하고 싶다"고 밝힌 장혁은 다음 작품으로 '화산고'를 함께 한 김태균 감독의 멜로 영화 '딸기우유'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