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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경인일보 신춘문예]2014 경인 신춘문예 총평

민정주 민정주 기자 발행일 2014-01-02 제25면

만만찮은 작품들 마지막까지 고민

   
▲ 고은(왼쪽) 시인과 최원식 문학평론가가 시 부문 심사를 하고 있다.
신인의 자격을 두루 갖춘 이들이 2014경인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진출했다.

만만치않은 작품 1천400여편이 모여들었다. 예심 심사위원 권성훈 시인과 박금산 소설가는 어렵지않게 심사를 마쳤다. 문학성·참신성·실험성·진취성을 갖춘 작품들은 금방 가려졌다. 그러나 본심에서는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깊었다. 당선작 외 가작을 한 편 더 선정할 수 있었다면 명쾌하게 심사가 진행됐을 것이다. 그러나 양손에 작품을 쥔 심사위원들은 쉽게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지 못하고 거듭 작품을 살피며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결정된 당선작들이 단편소설부문 이대연의 '검란'과 시부문 조유희의 '앵무새의 난독증'이다.

이대연(42)은 수원 출생으로 경기대와 단국대에서 문예창작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원에 진학할 무렵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는 문학나무 주간 황충상 소설가에게 '많이 생각하고, 끝까지 밀고가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지난해 신인평론상·문화비평상을 수상했지만, 소설과는 인연이 없다하며 거의 단념하고 있었다. 그동안 수차례 신춘문예에 원고를 보냈지만 본심에 머물기를 거듭하면서 '실력이 여기까지인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오래 전에 써놓은 작품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보냈고, 드디어 응답을 받았다. 문장에서 엿보이는 작가의 생각과 의욕이 심사위원의 손을 가볍게 했다. 이대연은 "아직 어떤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소설에 관해서는 위축되고 의기소침해 있어 한동안 쓰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 다시 쓸 수 있겠다는, 써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 임철우(오른쪽) 소설가와 최인석 소설가가 소설 부문 심사를 하고 있다.
조유희(47)는 지난해 3월 중앙대 문예창작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4년 전 동네 문화원으로 시조를 배우러 다니다 자신이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전업주부로 살다 늦게 시작했지만, 가르치던 선생님은 '남들과 달리 쓴다'며 그녀의 재능을 알아봤다. 이번 심사위원들은 연애시를 표방하나 소통의 문제를 다루는 그의 작품을 보며 리듬·이미지·논리의 조작에 감탄했다.



시를 쓰면서 그 안에서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조유희는 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보다는 자질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시가 자신을 그대로 비춰내기 때문에 자질이 부족하면 결국 계속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시쓰는 사람은 고독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자기를 깊이 들여다보고 자신과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시 속에 갇혀있는 편이었죠. 그러나 공부를 계속 하면서 우리 사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느꼈어요. 앞으로는 서정성이 담겨있으면서도 삶의 교훈이 담긴 시를 쓰고 싶습니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민정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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