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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팽목항 시신확인 현장… 주검이 된 자식앞에 '통곡'

입력 2014-04-21 22:10

시신조차 못찾을까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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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 21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 마련된 임시안치소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아들 사진을 부여잡고 오열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혹시나 했던 딸의 시신을 확인한 엄마의 통곡에 모두가 울었다. 시신이라도 찾아 다행이라고 위로해 보지만 차가운 주검이 된 딸을 만난 엄마의 절규는 끝이 없었다.

21일 오전 5시40분 전남 진도 팽목항. 인양된 시신이 항구에 도착할 때마다 가족들은 통곡과 한숨이 교차했다.

일부 가족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아님을 확인하고는 시신을 확인한 가족들을 위로하면서 서로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가족들은 "왜 이러고 있어? 집에 가야지!"라고 소리치며 대답이 없는 아들과 딸을 끌어안고 절규했다.

가족들의 마음을 모르는 듯 현황판에는 발견된 희생자들의 신원이 빼곡히 적혀 있었고, 듬성듬성 '미상'이라고 적힌 글자도 보였다.



시신을 최초 인양할 때에는 성별만 구별되는 상황으로, 사망자 현황판에는 발견시각, 성별, 용모나 복장, 신체적 특징 등을 기록해 둔 상태였다.

이를 본 학부모들은 제 자식의 시신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행여나 시신조차 찾지 못할까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현황판에 '미상'으로 적혀 있던 시신의 신원이 드러나자 가족들은 덤덤한 표정으로 현실을 받아들였다. 시신을 찾았다는 데에 안도 아닌 안도를 하는 모습이었다.

또 지난 20일 발견된 시신이 '미상'이었다가 '성명(추정)'이 기록되자 그동안 이를 악물고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렸다.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목걸이를 차고 있는데, 신체 용모가 비슷한 시신이 없다"며 울먹였다. 가족들은 "어디 한 곳이 안 좋아도 상관없다"며 "제발 살아서만 돌아왔으면"이라고 심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조모(18·여) 학생의 아버지(43)는 "인양이고 뭐고 한 명의 시신이라도 더 빨리 찾아 달라며 애원했다. 하늘나라로 보내기 전에 내 딸 한 번만이라도 껴안아주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사고 엿새째, 실종자 가족들은 속속 인양되는 시신을 보며 다행과 불행 사이에서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이날 범정부대책본부는 신원미상의 시신이 생겨나면서 마련한 DNA 검사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확인절차에 일주일가량이 소요된다는 지적에 따라 '검사확인서'가 나오기 전 가족의 동의를 구한 뒤 시신을 다른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학부모 대표단 관계자는 "아이들의 시신이 더 부패되기 전 빨리 구조해 달라"며 "생존자가 있다는 데에 희망을 걸고 현재의 방식으로 수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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