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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포토]여대생 대자보, 세월호 침몰 기성세대 무책임함 비판

임열수
임열수 기자 pplys@kyeongin.com
입력 2014-04-2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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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여대생 대자보. 22일 오후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시신확인소가 마련된 전남 진도 팽목항에 사고수습에 무능한 정부를 비판하는 글들이 적혀 있다. 진도/임열수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일주일째인 22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 대자보 3장이 나란히 붙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어른이 되지 않겠습니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한 대자보에는 "재난사고 어쩔 수 없었다. 아는 게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 돈이 많이 들어 어쩔 수 없었다. 지위가 높으신 분이라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 내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적혀 있다.

이어 "세월호는 소시민의 거울상이다. 책임을 다한 사람들은 피해를 보고 결국에 이기적인 것들은 살아남았다"며 기성세대의 무책임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첫 장은 "이 나라에서 내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억울하고 비통하다"로 마무리짓는다.

둘째 장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이번 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묻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언급하며 "수많은 사람의 생명이 달린 직업에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게 맞느냐고 먼저 묻고 싶다"로 시작했다.

또 대자보에서는 "몇백 명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직업에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사회를 만든 우리가, 1년 계약직 선장에게 책임에 대해 묻는 것은 책임 전가는 아닌지"라며 의문을 던졌다.

마지막 장에서는 "'세월' 따위로 이 많은 사람 보내려니 마음이 아려온다. 또 내가참담한 '세월'을 몇십년 더 보내려니 착잡한 마음이 끝까지 올라온다. 더 이상의 인명피해 없이 무사귀환 간절히 바랍니다"고 적혀 있다.

해당 대자보는 스무 살의 자원봉사자가 쓴 것으로 실종 고교생 친누나의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앞서 이 자원봉사자는 진도 실내체육관 현관에도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붙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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