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그 여자

권성훈 발행일 2014-09-29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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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핀 꽃에 처음 익은 능금은
먼저 떨어졌습니다.

오늘도 가을바람은 그냥 붑니다.

길가에 떨어진 붉은 능금은
지나는 손님이 집어 갔습니다.
윤동주(1917~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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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훈 (시인·문학평론가)
당신은 첫사랑 있는가. 어디 있는가? 지금 곁에 있다면 진행형이고, 없다면 상실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루지 못한 애틋한 사랑은 가고, 그 자리를 지켰던 많은 불면의 시간들. 당신이 그리워했던 것은 연인이 아니라 연인과 함께 한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 추억이다. 그렇게 소유하지 못한 첫사랑은 당신의 기억 속에서 자유롭고 행복한 '그리움의 뜨락'을 거닐고 있는가.



지금, 내―여자는 그―여자가 되어 타인의 내―여자가 되었지만 그―여자는 내―여자가 아니기 때문에 영원히 푸르다.

오늘도 첫사랑을 생각하면 방금 딴 사과처럼 얼굴이 붉어진다.

/권성훈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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