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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환풍구 사고]희생자 빈소 조문객 발길… 같은 날 태어나서, 같은 날 떠나다니

권준우·조윤영 권준우·조윤영 기자 발행일 2014-10-20 제23면

생일같은 단짝 동료 참변
기러기아빠·부부도… 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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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교 환풍구 사고. 19일 오전 환풍구 붕괴사고로 16명이 숨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 주변에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국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5시33분쯤 공연을 관람하던 시민 27명이 18.7m 아래로 추락,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성남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 발생 3일째인 19일, 성남 지역 장례식장에 마련된 희생자 빈소에는 가족과 직장동료 등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촌한림대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강모(24·여)씨의 빈소에는 직장 동료들이 찾아와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강씨는 평소 도시락을 싸와 같이 점심을 먹을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던 고(故) 김모(27·여)씨 등 동료들과 회사 바로 앞 광장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다 함께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소지품도 회사에 그대로 둔 채 사원증만 목에 걸고 나갔다 5분도 채 안돼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의 큰 이모는 "둘이 생일도 같은데 같은 날 태어나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고 울먹였다.

공연장 인근 엔지니어링 업체에 근무하다가 사고를 당한 고(故) 이모(45)씨는 아내와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인 두 아들을 중국으로 유학 보낸 뒤 3년여간 홀로 지낸 '기러기 아빠'였다.



사고 직전 직장 동료와 통화도중 갑자기 전화가 끊기자 동료들은 인근 병원을 돌아다니며 인상 착의를 확인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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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교 환풍구 사고. 19일 오전 환풍구 붕괴사고로 16명이 숨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 주변에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국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5시33분쯤 공연을 관람하던 시민 27명이 18.7m 아래로 추락,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고(故) 정모(47)씨와 부인인 고(故) 권모(46)씨도 쉬는 날 함께 공연을 보다 숨진 것으로 전해져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들은 사고 직후 함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권씨가 신원 미상의 20대 후반 여성으로 추정되면서 신원 확인이 늦어졌다.

6시간이 지나서야 20대가 아닌 40대로, 같은 병원에 안치된 정씨와 부부 사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의 곁을 지킨 이들 부부는 함께 먼 길을 떠날 수 있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사망한 희생자 중 처음으로 고(故) 홍모(29)씨의 발인식이 19일 오전 11시15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권준우·조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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