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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하남푸드뱅크 자원봉사 주효선 할머니

최규원 최규원 기자 발행일 2015-01-13 제10면

"봉사는 내인생… 이몸 다할때까지 나눌것"
광주 '나눔의 집' 시작 16년간 이웃사랑 실천
거동불편 어르신 도우려 요양사 자격 취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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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일이라면 한결같이 발벗고 나서는 하남시푸드뱅크 자원봉사자 주효선 할머니.
어렸을 적 고아원을 운영하시던 작은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짐나르고 청소같은 허드렛일을 좋아했던 여고생.

어느덧 60여년의 시간이 흘러 70대 할머니가 됐지만 그 따뜻했던 소녀 감성은 여전히 남아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주인공은 하남시푸드뱅크 자원봉사자 주효선(72) 할머니.

서울에서 미용실·꽃가게 등을 운영했지만 가정사를 이유로 16년전 하남시로 이사를 오게 된 주 할머니.

하남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예상했던 대로 '하남시자원봉사센터'였다. 미용자격증이 있는데 봉사를 하고 싶다는 주 할머니 요청에 센터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광주 '나눔의 집' 미용봉사를 주선했다. 3년여간 꾸준히 미용봉사를 해왔으나 뜻하지 않게 백내장이 발병, 미용봉사를 할 수 없게 됐다.



때마침 이 시기 하남에서 처음으로 유통기업 및 개인 등으로부터 여유 식품을 기부받아 결식아동, 독거노인, 재가 장애인 등에게 지원하는 하남시푸드뱅크가 문을 열었다.

주저할 것도 없이 푸드뱅크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푸드뱅크 설립초기 차량 등 지원이 부족해 월 1회 미사리 버섯마을과 풍산동 저소득층 17가구에 직접 자전거를 타고 음식 배달은 물론 청소에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말동무도 돼줬다.

많게는 20㎏이 훌쩍 넘는 식품을 자전거를 이용해 5년 가까이 혼자 배달했지만 힘들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에서 진행하는 요양봉사수업에 참여,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땄다.

올해부터는 몸이 예전같지 않아 직접 식품을 배달하는 일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짬짬이 시간내서 자신이 식품배달을 했던 가정을 방문,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돌본다. 또 소싯적 미용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내일 누구를 만날 생각을 하면 하루의 피로같은 건 없다"며 "시집간 딸들도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크게 뭐라하지는 않지만, 가끔 집에 와서 '너무 힘들게 하지는 마라'는 핀잔아닌 핀잔을 하기도 한다"며 인자한 미소를 내비치는 주 할머니 덕에 하남의 사랑 온도는 오늘도 뜨겁다.

하남/최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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