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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 2016 경기·인천 주택시장 진단

이성철 이성철 기자 발행일 2016-06-24 제10면

"공급과잉·대출규제 우려" 뚜껑 열어보니 여전히 콧대
21만가구 줄 선 하반기… '구름인파 유통기한'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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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올 상반기 경기12만3419 가구 공급
인천도 청라·송도등 9920가구 활발
'거래심리 위축' 부정적 전망 비껴가

특정지역 편중보다 중·소규모 분산
분양 호조따라 '웃돈' 최고 1억 달해


실질적 수요자 중심 거래 꾸준할 듯
미 금리등 대외 변수·불확실성 여전
건설사들 '공격적 분양' 포기 가능성
주택가격 안정… 매매·공급 예년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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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주택 시장은 기대보다는 우려 속에 한 해를 맞이했다. 정부가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가계 대출에 대해 규제키로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다.

여기에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압박, 신규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 불일치 등 주택시장 흐름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에서도 특히 정부가 발표한 가계 대출 규제는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동안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강화했을 때도 아파트값 변동률은 규제 강화 이전보다 상승폭이 줄어들고 거래도 감소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하물며 단기 대출이나 분할상환 대출 요건이 강화되면 주택 구입 심리를 압박하면서 매매 수요가 현저히 떨어져 거래절벽 현상까지 나타날 것으로 쉽게 추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2016년 6월 현재 주택 시장의 상황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 과연 업계의 전망이 적중했을까, 아니면 빗나갔을까.

#2016년 주택 경기, 지금의 상황은

지난해 말 주택협회 소속 회원사 중 10대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2016년 신규 분양 계획을 조사한 결과 분양 물량이 전년보다 20~30%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이 신규 공급을 줄이기로 한 이유는 간단했다. 2016년 분양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2015년 전국적으로 분양된 아파트는 총 51만7천300여 가구로 전년(33만854가구) 대비 56.4%나 늘면서 공급이나 흥행 면에서 2008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던 것으로 기록됐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아파트의 분양계획은 전국적으로 38만여 가구로 집계됐다.

부동산 업계는 이미 지난해 분양 열기가 과열되면서 '비 올 때 빨래한다'는 말처럼 건설사들마다 신규 물량을 일제히 쏟아내는데 대해 공급 과잉과 함께 미분양 발생 위험을 지적해왔다.

특히 수치상으로 올해 공급 물량이 전년보다 다소 줄어 과잉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가계 대출 규제 등 악재로 인한 거래 심리 위축이 향후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를 초래할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하지만 2016년 6월 현재 주택시장은 전년과 별 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공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오히려 올해 공급량이 전년도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경기와 인천지역에 공급된 분양 물량은 각각 12만3천182가구와 1만2천626가구로 집계됐다. ┃표 참조

올해 같은 기간 경기 12만3천419가구, 인천 9천920가구로 부정적 전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주택 시장이 흘러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지난 4월 총선 이후 밀어내기식 분양이 진행되면서 부동산 거품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며 "수치상으로 보면 당초 전망과는 달리 주택 시장 호황으로 봐야 할 정도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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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DB

#주요 신도시·대규모 택지지구에서 시·군별 개별 단지로 분산 공급

올 들어 경기·인천지역 주택시장은 특정 지역에 편중보다는 시·군별로 중소 규모의 분양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시군별로 살펴보면 시흥시의 경우 지난 3월말 기준으로 국토교통부 통계상 미분양 물량이 '제로(0)'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2014~2016년) 분양 가구만 2만5천897가구에 달하면서 2만 가구 이상 분양된 지역으로는 경기권에서 시흥시가 유일할 정도다. 성남의 주택시장 역시 지난해부터 점차 살아나기 시작해 미분양은 거의 소진된 상태로 위례신도시를 중심으로 신규 분양 주택의 경우 프리미엄(웃돈)이 최고 1억원에 달하고 있다.

미사강변도시와 위례신도시가 걸쳐 있는 하남시는 당분간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사강변도시는 지난해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 구간 모두가 착공에 들어가 지하철 인근 단지에는 프리미엄이 1억원 가까이 붙었다는 것이 지역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서울 전세난으로 인한 인구 유입으로 주택 거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고덕산단 입주와 LG전자 공장 확장, 대규모 미군기지 이전 사업 등 각종 개발 호재로 경기도내에서도 인구 유입 요소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히는 평택시는 아파트 분양시장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기도 하다.

평택에 올해 예정된 분양 물량은 2만311가구로 전년 대비 20% 늘어난 규모다. 일각에선 실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고 있는 현 상황을 거품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

이를 두고 평택 지역 중개업자들은 '지금 주택시장은 호황이지만 앞으로 후발주자들은 외지인들의 투기성 분양권 확보와 공급과잉으로 인해 미분양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광주지역의 주택 시장은 지난해 역대 최대 분양 물량을 쏟아내며 활황세를 띄다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6천~7천여 세대가 분양에 나설 것이라던 당초 부동산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5천여 세대가 2~4월에 반짝 분양에 나선 것을 제외하곤 이렇다할 분양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각종 호재가 쏟아지며 하반기 다시 분양시장이 달아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성남~여주간 복선전철 등 대중교통망 확충으로 하반기에 초월읍과 태전리, 경안동 등지에 3천여 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소외됐던 경기 북부지역에도 분양 바람이 일고 있다. 포천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은 지난 2005년 이후 신규 물량이 거의 없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이 시작됐다.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건립과 K-디자인빌리지 유치 등 굵직한 호재가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7월과 11월 잇따라 분양에 들어간 이후 아파트 매매가가 반등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경기북부 최대 규모의 신도시가 조성되는 양주시 주택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옥정지구에 1천862가구가 공급되면서 이후 분양률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상승세를 탄 분양시장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5천176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 호조에 따라 기존 아파트들의 거래가도 3천만원 가량 동반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밖에도 이천과 여주, 양평 등 경기 동부지역에도 1천가구 미만 중소형 단지의 분양이 진행되고 있고 특히 교통여건 개선에 따라 분양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천에서 청라와 영종, 송도 등지를 중심으로 주택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최근 신규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14년 2분기 3.3㎡당 941만원 수준이었던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시세는 최근 1천만원대로 올랐다. 영종하늘도시도 같은 기간 733만원에서 868만원으로 약 18%가 뛰었다.

송도국제도시 역시 1천132만원에서 1천267만원으로 12%가량 오르는 등 호황을 맞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규 분양이 지역 부동산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지속적인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6 경기·인천 주택시장 진단
지난 17일 현대건설이 동탄2신도시 A42블록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동탄'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모델하우스 개관 3일만에 5만명 넘게 방문객들이 몰려들어 뜨거운 분양 열기를 보였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2016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올해 하반기 주택 시장은 상반기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16년 하반기에 전국적으로 21만2천828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경기·인천을 포함해 수도권에만 12만여 가구가 집중돼 있다.

당초 상반기에 예정됐다가 연기된 물량까지 합치면 3만~4만 가구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상반기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확대시행으로 기존 재고 주택에 대한 매수심리는 위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대출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분양시장은 수요가 몰리면서 특정 지역이 아닌 동시다발적으로 거래 심리가 두드러지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물론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고 공급과잉 논란 등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수요자들의 거래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실제 분양물량이 계획된 수치만큼 시장에 풀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

어떤 변수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지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수용 부동산학 박사는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에서 주택구매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은 상식선에서도 가능하다"며 " 때문에 하반기에 건설사가 공격적으로 분양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고 실제 거래로 이어질 지도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하반기 주택시장에서 주택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거래와 공급은 예년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있다.

한편 주택산업연구원의 '2016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8%, 전세가격은 1.3% 상승하면서 전국적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1∼2%대의 안정적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도권은 하반기에도 1.2%의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주택 공급과 관련 지난해 공급시장 분위기가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공급물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감소하면서 약 27만가구 내외의 공급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도 하반기에는 전년 하반기보다 20% 이상 감소하면서 45만건 내외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가계 소득감소와 소비 위축이 주택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택시장 불확실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주택시장 안정유지를 위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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