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국밥집' 아들은 '조리사'
푸드트럭 시작 초밥 입소문
신선한 재료 유명인 발길
셰프 전성시대다. 과거처럼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닌, 오감으로 음식을 즐기는 시대가 오면서 요리의 '과정'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음식에 스토리까지 가미되면 맛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포시 구래동 '싱싱초밥'이 그렇다. 일식에 투신한 지 올해 20년째인 김기만(42·사진) 대표는 3대(代) 요리사 가족이다. 그의 모친 이정원(79) 여사는 1960년대 중반부터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서 소머리국밥집인 '정원집'을 운영해왔다.
유명 영화감독 등이 전국에서 소문을 듣고 찾는 집이다. 한국조리과학고에 재학 중인 아들 김성민(17)군은 벌써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이 있다. 요즘은 양식과 복어, 제과제빵 공부에 푹 빠졌다. 코흘리개 때부터 김 대표가 보고 배운 게 인심이다.
음식에 마음을 담아내야 한다고 어머니는 가르쳤다. 동트기 훨씬 전에 불을 지피는 부지런함, 재료가 좋으면 애써 꾸밀 것 없다는 정직함, 손님은 배부르게 해서 돌려보내야 한다는 넉넉함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서울 도곡동과 고양 일산동구 참치집에서 기량을 닦은 김 대표는 푸드트럭 개념이 생소하던 지난 2012년 트럭에 요리인생을 싣고 김포에서 초밥장사를 시작했다. 그의 초밥은 기성 초밥집에 꿀리지 않는 맛과 풍부한 양으로 주부들 사이에 금세 소문이 번졌고, 곧 아빠 단골들을 끌어들였다.
몰려드는 고객을 감당하기 힘들어 장기동에 소형 초밥집을 열었다가 이마저도 자리가 부족해 장소를 옮긴 게 지금의 싱싱초밥이다. 싱싱초밥 인기메뉴인 '실장님초밥'은 어떤 재료가 쓰일지 당일이 돼야만 알 수 있다. 김 대표가 새벽마다 수산시장을 돌며 그날그날 좋은 재료를 공수하기 때문이다.
이 집 초밥은 저렴한 가격으로 맛보기 어려운 신선한 생선과 해산물을 듬뿍 얹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적당히 작은 밥알은 재료의 맛을 침범하지 않는다. 지금껏 가수 김흥국과 홍서범, 배우 김명수, 개그맨 문세윤 등 연예인도 적잖이 다녀갔다.
주재료는 광어와 우럭, 참치다. 자연산도 이따금 올라온다. 장어와 연어, 계절별 생선 또한 자주 접하게 된다. 한우와 새우장, 한치, 연어알, 보리새우 등도 침을 고이게 한다. 밤늦게까지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이는 김 대표는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표정을 보면 고단함이 싹 가신다"고 말했다.
실장님초밥 2만원부터·싱싱초밥(제철활어·연어·새우) 1만2천원. 주소:김포시 구래동 6883-13. 전화:070-7302-8949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