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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의 한국재벌사·73]현대-5 엔진사업과 조선업 진출

이한구 기자 발행일 2018-09-04 제14면

1976년 선박용 대형(6천마력 이상) 디젤엔진 생산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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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1960년대 후반부터 조선업에도 진출해 큰 성과를 거뒀다. /현대중공업 제공

스위스 등과 기술도입계약 체결
전기부 만들어 중전기사업 시작
1973년 3월 26만톤급 1호기 가동
전용도크 완성 선박 수리·개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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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진도 이 무렵에 설립됐다.

국내 엔진제조사업은 1960년대부터 본격화했으나 1970년대 중반까지 소형의 농, 공용 및 자동차용 디젤엔진을 외국 업체와 제휴해 생산하는 정도였다.

선박용도 연근해 어선용 디젤엔진 정도만 생산했을 뿐 대형 디젤엔진의 생산은 전무했다.

1976년 7월 현대중공업 내에 엔진사업부를 신설해 선박용 엔진 생산을 전담하면서부터 현대는 새로운 엔진사업에 참여했다.

>> 현대엔진 설립




현대엔진은 1976년 7월 중화학투자조정정책에 따라 6천 마력 이상의 대형 디젤엔진 실수요자로 선정받고 스위스의 Sultzer, 덴마크의 B&W, 독일의 MAN 등과 기술도입계약을 체결, 1977년 3월부터 현대중공업 인근 6만여평의 부지에 엔진공장을 건설했다.

또한 일본의 고베제강, 영국의 Meehanite, 프랑스의 Pielstick 등과 기술도입계약을 체결하고 1979년 6월에 신한해운이 발주한 9천380마력의 엔진 1호기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코바 담수설비용 펌프 75대(1천273만달러)를 수주해 선박용 엔진전문업체로 출범했다.

당초 내연 기관 및 터빈, 축수, 동력전달장치, 금형, 주물의 제조에서 선박용 주기관, 보조기관, 의장품 제조, 산업설비 수출입업, 펄프 제조 등으로 다변화했으며 1981년에는 중전기 제조도 겸했다.

현대중전기 및 경일 요트산업의 설립도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의 중전기사업은 1972년 현대중공업 내에 전기부와 전장부를 신설하면서부터였다. 이들 부서는 변압기의 수리, 설치, 전장품의 선박에 탑재업무 등을 수행했다.

그 후 전기기기의 대형화, 고급화가 급속히 추진돼 1977년 2월 현대중공업은 전기부를 중전기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1977년 5월 독일 Siemens와 중전기 전반에 대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 그해 6월에 3천630평 규모의 배전반공장을 건설하고 1978년 11월에 자본금 60억원의 현대중전기로 발족됐다.

또 1979년 1월에는 경일산업의 요트사업부를 분리해 경일요트산업을 설립했는데 요트 및 FRP 어선 등을 건조하는 소규모 조선회사였다.

>> 울산조선소 건설 추진

현대는 1960년대 후반부터 조선업 진출도 서둘렀다. 1969년 1월에 일본 미쓰비시와 합작·추진하면서 1970년 3월 1일 현대건설 내에 조선사업부를 설치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과의 조선합작이 실패하자 1971년 9월 영국 A&P Appledore와 기술협조 및 선박판매 협조계약을 체결했다. 그해 10월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으로부터 4천800만달러의 차관자금을 확보하고 1972년 3월부터 울산조선소 건설에 착수했다.

1973년 3월에 26만t급의 1호기를 완공하고 조선소를 정식으로 가동, 1973년 12월 28일에 자본금 1억원의 현대조선중공업을 설립했다.

최대건조능력 70만 DWT, 연 26만t급 선박 5척을 건조할 수 있는 울산조선소 완공에는 내자 114억원과 외자 4천만달러가 소요됐다. 완공 초기 인력규모는 기술직 450명, 사무직 240명, 기능공 6천여명 등이었다.

차재에 조선용 기자재(플랜지)의 국내제작에도 도전했다. 국내 조선경기 호황과 석유화학공업의 발전으로 플랜지가 대량으로 수요됐으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었는데 현대중공업이 1974년 7월 15일에 일본 플랜지 메이커인 스미토모, 세오, 마루다까 등과 합작해서 울산철공을 설립했던 것이다.

울산철공은 각종 규격의 플랜지를 제작해 그해 11월부터 국내 판매 및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1976년 3월에 상호를 한국프랜지공업으로 변경했으며 1979년 4월에는 기계, 조선, 산업설비부문을 추가했다.

현대미포조선소는 1975년 2월 현대중공업이 일본 가와자키와 합작해 자본금 12억원으로 설립하고 울산 하전만에 수리조선 및 선박개조를 전문으로 하는 국제규모의 도크건설에 착수했다.

설립 초기 수리전용 도크를 확보하지 못해 현대중공업의 건조도크를 이용했으나 1977년 3월에 40만DWT급과 15만DWT급 수리전용 도크 2기를, 1978년 12월에 15만 DWT급 도크 1기를 완성해 선박수리 및 개조작업에 착수했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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