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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합시다-쓰레기와의 전쟁]비대면 시대 일회용품 사용 다시 급증…악취 더미에 '버려진 양심'

공지영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21-03-15 제14면

시흥 갯골 생태공원 주변에 산업폐기물과 건설폐기물 불법매립이 확인됐다. 또 수원 일부 주택가에는 무단 투기한 쓰레기 더미들이 쌓이고 있다. 다른 쪽에선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경인일보DB·홈페이지 캡처

'제로 웨이스트 운동' 세계적 추세
코로나 역풍 맞고 포장·배달 늘어
골목마다 재활용품·음식물 뒤엉켜
수원시 기준 미달 수거 제외 결정

갯골생태공원엔 정체불명 폐기물
문제 해결 위한 실천 방법 찾아야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요즘 이곳저곳에서 자주 들리는 말입니다. 제로 웨이스트는 과도한 포장을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 쓰레기를 줄이자는 세계적 운동입니다.



그래서 커피숍에 텀블러와 같은 개인 컵을 가져가 커피를 마시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정부가 플라스틱 컵 사용을 규제하기도 했습니다. 의류 업계에선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섬유로 옷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경각심을 가지고 움직이는 듯했던 우리는 '코로나19'로 다시 예전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대면보다 비대면 접촉을 강조하면서 배달과 택배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장기적 목표보다 당장 코로나19가 전파되지 않아야 한다는 단기적 목표를 우선시하면서 포장은 다시 과도하게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일회용 용기 사용도 급증한 것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늘어난 쓰레기 역시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당면한 과제입니다. 이미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은 우리가 사는 지역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기 때문입니다.

3월10일 시흥 갯골생태공원 인근(3월10일자 7면 보도=[폐기물로 몸살 앓는 '두 지자체']불법매립 확인…시흥시는 '파헤치고'). 도시 속 아름다운 생태공원 주변으로 산업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이 매립됐다는 제보가 입수됐습니다. 시흥시가 장비를 동원해 공원 인근 9개 포인트의 지하매설물 확인작업을 실시했습니다.

두 시간에 걸친 검증 결과, 땅속 깊이 묻힌 대량의 정체불명 산업폐기물이 확인됐습니다. 이 지역은 배곧신도시와 인천 남동구 주변이 합류하는 길목이라 폐기물에서 나온 침출수가 이들 지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곳뿐일까요.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해 생활쓰레기 배출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수원시는 지금 쓰레기와의 전쟁 중(3월5일자 5면 보도=[현장르포]'반입금지 생활폐기물' 단속하는 수원시)입니다. 탄소중립은 개인이나 회사, 단체 등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입니다.

냄새가 코를 찌르는 길을 걸어가며 시민들이 얼굴을 찡그립니다. 수원의 일부 골목마다 음식물 쓰레기부터 각종 재활용품과 일반 쓰레기가 뒤엉켜 쌓여있습니다. 쓰레기를 무단투기한 모습입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주택가'에서 심해지고 있습니다. 시가 2월22일부터 생활쓰레기 반입 기준을 미달한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무단투기사례가 늘고 있는 것입니다.

수원자원회수시설 주민지원협의체와 수원시가 체결한 기준은 캔·병·플라스틱을 5% 이상 혼입하거나,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비닐이 다량 혼입된 경우, 탈 수 없는 쓰레기 등으로, 이런 쓰레기들은 수거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원시가 이렇게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일회용품 사용이 폭증하면서 생활폐기물도 늘어났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된 쓰레기를 직접 점검하던 주민감시원들(3월7일 인터넷 보도=[르포]수원시 쓰레기, 주민들이 직접 살펴보니…부적합 쓰레기 넘쳐나)은 생활쓰레기 봉투에서 나온 음식물 찌꺼기와 플라스틱, 캔, 비닐 등 부적합 쓰레기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여러분 곁에 놓인 쓰레기통 안에는 어떤 쓰레기가 버려져 있을까요? 쓰레기의 문제는 이제 누군가 알아서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제로 웨이스트, 탄소중립 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개념을 알아보고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쓰레기 문제도 짚어보세요. 토론을 통해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논의하고 실천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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