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제24회 바다그리기 대회 심사평] 중고등부|박인우 가천대 예술대학 교수

경인일보 발행일 2021-11-23 제10면

기술보다 사고·문제의식 솔직 표현

제20회 바다그리기 대회 심사위원장
언제부턴가 전 지구의 위기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감지한다. 작년에 우리 모두에게 들이닥친 코로나19는 2021년 한 해도 참 많은 시련을 안겼다.

팬데믹의 급습이 가져다준 여파는 바다 그리기 대회까지도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개최되던 초·중·고등부 사생대회는 접수를 끝낸 상황에서 국가가 발령한 방역지침에 따라 어떠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불확실성의 연속이었다.

대회를 포기해야 하느냐, 치른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하는 것이 안전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논의를 거듭해야 하는 어려움이 계속되었다.

현재 한류의 위상은 대단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우울증에 빠진 전 지구에 그나마 생기를 불어넣어 소생시키고 있는 일등공신이다. 최첨단 산업사회에서 부적응아 취급을 받아왔던 문화 예술의 위력을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예술은 인간에게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존엄을 피부 깊숙이 느끼게 해 주는 역할을 하는 첨병이다.



예술인을 길러내는 일은 이런 점에서 중요하며 풀뿌리 예비 미술인은 바다 그리기 대회와 같은 대규모 미술 사생대회의 역할 속에서 그 탄생이 시작된다. 이 행사가 매우 중요한 축을 오롯이 실천해 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수시로 닥치는 행사 진행의 어려움 속에서도 전통의 맥을 이어나간다는 사명감으로 올해도 멋진 광경을 연출해 냈다.

코로나 방역지침을 준수하고자 공모를 통해서 작품을 접수하고 1차 심사를 통해 본선 대상자를 선발했으며 본선 대상자를 사생대회에 참여시켜 최종 수상자를 선별해 내는 작업은 긴장과 시련 속에서 멋있게 치러낸 하나의 사건과 같았다.

5월에 시작한 바다 그리기 대회 일정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고려를 거듭하다 11월17일에야 본선 심사를 마칠 수 있게 됐다. 잊지 못할 사생대회가 되었고, 좋은 경험을 안겨준 기억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역시 중·고등부 참여도는 좋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고등부의 저조한 참여도에 비해 중등부의 작품은 공모작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수준의 향상이 눈에 띄었다.

사생대회를 통한 본선 작품들은 순수성이 돋보이며 기술보다는 학생들의 사고와 문제의식에 대한 좀 더 솔직한 표현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는 순수 예술세계에선 더욱 중요한 가치로 승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하고 싶다.


# 키워드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