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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인천의 미술 시장을 이야기하다·(3)] 제물포갤러리 류성환 대표

김성호 김성호 기자 발행일 2021-12-09 제15면

"마음에 드는 작품에 호가, 경제력 상위 1%도 해보지 못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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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작품을 갖는 색다른 경험을 확산해 건강한 미술시장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류성환 제물포갤러리 대표.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제물포 갤러리는 경인전철 제물포역 북측광장 상점가(인천 미추홀구 석정로 212번길 10)에 있는 전시장이다. 인천대 송도 이전과 맞물리며 쇠락한 상권의 지하 공간에 들어선 전시공간이다. 2017년 10월 1개의 전시장으로 첫 개관전을 가진 이후 전시장을 늘려 2018년 6월 2관, 2019년 6월 3관으로 공간을 확장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각예술 작가이면서 기획자인 류성환(사진)씨가 초대 대표를 맡았다. 류 대표가 갤러리를 열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특히 제물포역 주변의 경우 젊은이들이 많이 오가는 이곳 상권에 문화 시설은 없고 먹고 마시는 유흥시설 위주로 형성되어 있어 다른 즐길 거리가 없는 점이 늘 아쉬웠단다. 인천대마저 빠져나가면서 상권이 무너졌고, 무언가 다른 활기를 줄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도움을 달라는 가까운 주민들의 요구도 있었다고 한다.

류 대표는 마을을 기반으로 주민들과 함께하는 전시 기획이나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지역과 그곳을 사는 주민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제물포역 주변 상권에 문화시설은 없어
官 운영공간 신진 작가 기회 잡기 힘들어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각예술 작가들이 관객과 만나기 위해 소규모 전시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도 그가 갤러리를 만든 이유 가운데 하나다.



'관(官)'이 운영하는 전시 공간은 예술인 단체나 자체 행사 위주로,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는 자체 기획 전시로 채워나가기 때문에 신진 작가들은 관객에게 작품을 보여줄 기회를 잡기 힘들었고 작품을 팔기는 더욱 어려웠다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이다.

인천아트플랫폼과 인천문화재단이 있는 중구 중심으로 갤러리가 편중돼 있는 점도 아쉬웠고, 또 미추홀구가 도서관은 10여 개씩 공격적으로 늘리면서도 전시 공간 확충에는 공을 들이지 않으면서 지역 주민들이 문화적 편식을 하고 있다는 부분도 마음에 걸렸다.

그렇게 작품과 관객이 만나는 전시도 열고 작품도 판매해 보자는 생각에서 열게 된 화랑이 제물포 갤러리다.

제물포 갤러리는 상업 화랑을 표방한다. 서울 지역은 시장에 치우친 상업 화랑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흐름을 거부하는 '대안공간'도 많이 생긴다. 하지만 인천에는 화랑 자체가 드물다 보니 그는 상업적인 '갤러리'를 표방하는 것이 인천에서는 침체한 미술 시장을 활성화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전시도 열고 작품도 판매해보자는 생각
"과정이 쌓여야 건강한 예술거래 정착"


그는 지역에서 미술 시장이 형성되려면 주기적으로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매하는 '리듬'이 생겨야 한다고 했다. 생활 속에서 미술 작품을 자주 접하고 감상하면서 10만원, 20만원 가격의 소품을 구입하는 경험을 해보는 이들을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직접 구입한 작품을 감상하는 기쁨은 더 크다는 점을 느끼고,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는 보람도 느껴야 한다는 게 류 대표의 지론이다. 제물포 갤러리 개관 이후 매년 12월이면 지역 주민과 작가들이 참여하는 경매 체험 행사를 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류 대표는 "전시장에 작품이 등장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을 때 손을 들고, 호가를 외치는 경험은 상위 1%의 경제력을 가진 사람들도 가져보지 못했던 경험"이라며 "이러한 과정이 쌓여야 건강한 예술거래가 정착할 수 있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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