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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숨은보석 핫플을 찾아서·(15)] KTX광명역에서 빛을 따라 떠나는 여행

문성호
문성호 기자 moon23@kyeongin.com
입력 2022-07-04 21:43 수정 2022-07-05 15:23

기형도·업사이클·이원익… #광명동굴 '태그' #예술·역사 '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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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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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광명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제일 먼저 광명동굴이 뜬다. 2021~2022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대표 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광명동굴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만 해도 연간 100만명이 찾았을 정도로 수도권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손꼽힌다.

광명동굴은 분명히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지만 KTX를 타고 찾기엔 2%가 부족한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수도권 대표 관광지 인근 명소 찾아 색다른 체험 기회


그러나 KTX 광명역 인근의 빛을 따라 떠나는 광명여행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색다른 체험과 함께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 청춘의 삶으로 다시 태어난 시인의 집 '기형도문학관'
 


'기형도문학관' 28세 요절 '문단의 김광석' 삶·문학 조명… 낭독·창작 체험


서른셋의 짧은 생을 살다 간 가수 김광석. 데뷔 이후 첫 시집이자 유고작이 된 '입속의 검은 잎'만 남겨 두고 당시 만 스물여덟에 요절한 기형도는 김광석과 비교되며 '문단의 김광석'으로 불린다. 자신의 재능을 펴보지 못한 채 짧게 살다간 기형도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기형도문학관이다.

KTX 광명역과 직선거리로 70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문학관은 2017년 11월10일 개관했으며 1층 전시실, 2층 북카페, 도서공간, 3층 강당, 창작체험실로 구성돼 있다.

상설전시- 1층 전시실입구
스물여덟 짧은 삶을 살다간 기형도 시인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형도문학관의 상설 전시장 입구. /기형도문학관 제공

우선 전시실은 '청춘'을 주제로 문학청년 기형도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고 있다.



상설전시실은 기형도 시인의 자필 일기장, 육필 원고, 동아일보 신춘문예 상패 등 유품을 기반으로 구성됐으며 크게 5개로 구분해 '시인 기형도'(시인의 삶과 문학에 대한 내용을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관람), '세 개의 이야기'(유년시절, 문학청년 시절, 등단 이후 시인으로 활동한 시기), '시와 감각'(대표 시 '안개', '빈집'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체험할 수 있음), '체험'(기형도 시 필사, 젊은 시인들의 기형도 시 낭독 체험), '더 넓게 더 멀리'(기형도의 시가 다양한 예술 장르로 재창작된 사례 소개)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는 기형도문학관에서 최초 공개되는 기증자료 전시인 '도로시를 위하여- 나의 벗에게 쓴 편지'와 2층 북카페에서는 기형도 시나 관람 후기를 써서 붙이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 도서공간에서는 2천권 이상의 시집 등 비치된 도서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3층 강당과 창작체험실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문학행사가 진행된다.

상설전시- 1층 전시실입구
스물여덟 짧은 삶을 살다간 기형도 시인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형도문학관의 외부 시(詩)벽. /기형도문학관 제공

또 기형도문학관 뒤편 기형도문화공원에서는 기형도의 시(詩) 길을 따라 거닐며 산업화 속에서 고뇌하고 방황했던 기형도의 문학세계를 느껴볼 수 있다.

■ 오리(梧里) 이원익 선생의 청백리 '충현박물관'


'충현박물관' 오리 이원익 선생 전국 유일 종가박물관 문서·유품 등 전시


기형도문학관 다음으로 오리 이원익(李元翼, 1547~1634) 선생의 숨결을 만나 볼 수 있다.

오리 선생은 탁월한 행정 능력과 국난극복 지도자로 선조·광해군·인조 3대에 걸쳐 영의정 6번, 도체찰사를 4번이나 역임했을 정도로 현장 중심의 실천적 행정가로,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백리(淸白吏)로 손꼽히지만 오리 선생의 업적은 후세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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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이원익 선생의 종택 내부. /광명시 제공

오리 선생을 헌양하고 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광명시가 소하동 선생의 묘소 부근에 설립한 기관인 오리서원, 그리고 선생의 삶이 빛나는 충현박물관은 종가에서 건립한 전국 유일의 종가박물관이다.

충현박물관에는 오리선생의 초상화인 영정을 비롯해 임명장인 교서, 선생의 문집인 오리집, 과거 합격증서인 홍패와 백패, 월급명세서인 녹표 등 각종 문서와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13대 증손 며느리인 함금자 관장이 집안 대대로 보관해 오던 생활용품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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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현박물관에 전시된 금오계첩은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53호로 지정돼 있다. /광명시 제공

선생의 종택을 지나 자리잡고 있는 관감당은 영의정을 지낸 선생이 비가 새는 초가에서 산다는 얘기를 들은 인조가 하사한 건물(병자호란 때 소실된 후 1916년 재건축)로 청백리의 맑은 기상이 서린 곳이다. 당호 '관감(觀感)'은 '보고 느끼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리 선생이 거문고를 탔다는 탄금암과 400년 수령의 측백나무, 선생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 오리영우(영정이 있는 집) 등 오리 선생의 청백리 정신이 깃든 역사의 숨결을 찾을 수 있다.

■ 폐품이 예술로 다시 태어나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버려진 물건들 새 작품 재탄생


광명동굴을 관람했다면 광명동굴 제2주차장 인근의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를 들러야 한다.

업사이클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로, '재활용(Re-Cycle)'에서 한 단계 진화해 버려지는 물건에 예술적 가치를 더해 새로운 작품이나 상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는 '업사이클'이란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디자인 교육 및 이벤트가 이뤄지는 예술 공간이다.

상설전시- 1층 전시실입구
폐품이 예술로 다시 태어나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는 버려진 가구나 가죽, 현수막, 커피자루 등 여러가지 재료로 직접 업사이클 디자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전시된 작품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제공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과거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홍보 동을 새로 리모델링한 공간으로, 장욱진 미술관을 설계해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건축 디자이너 로랑 페레이라가 디자인 설계에 참여해 외부와 내부의 소통, 무거움과 가벼움의 혼재, 공간과 공간간의 막힘없는 연결이라는 콘셉트로 독특하면서도 편안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탄생했다.

전체 공간은 전문작가들의 창작 공간은 물론,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 공간, 작가와 시민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전시공간, 예술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 있는 커뮤니티룸 등 시민들이 즐기고 배우며 소통하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는 작품 전시장, 업사이클 제품을 판매하는 아트숍, 작가 협업이나 워크숍 이벤트가 가능한 공연장이 조성돼 있고, 2층에는 입주 작가들이 작품을 창작하는 레지던시실과 광명동굴 카페가 위치하고 있다.

상설전시- 1층 전시실입구
폐품이 예술로 다시 태어나는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에서는 버려진 가구나 가죽, 현수막, 커피자루 등 여러가지 재료로 직접 업사이클 디자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전시된 작품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제공

또한 이웃하고 있는 에코에듀센터에는 작가와 시민들이 직접 공구를 활용해 작업할 수 있는 공동작업실과 소규모 그룹으로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 공간이 조성돼 있다.

7월 기준으로 온 가족이 함께 만드는 목공 수업, 버려지는 양말 목으로 텀블러 물병 만들기(주말), 버려진 천과 빈 병을 사용해 조명 제작(주말), 입지 않는 청바지를 활용해 나만의 패션 소품 만들기 등 다양한 정규체험 프로그램과 특별수업이 준비돼 있어 환경을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광명/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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