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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생명의 집에서 생활하는 김아름, 최수아, 타오씨 등 미혼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
"아기가 저를 쏙 빼닮아서 포기할 수 없었어요. 사랑스런 아이의 눈망울과 마주쳤을 때 가슴이 뭉클했죠."
원래 비혼주의자였던 최수아(23)씨는 전 남자친구와의 원치 않는 임신으로 어린 나이에 홀로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게 감당이 안돼 입양절차를 밟고 있었다.
하지만 미혼모 시설에 입소해 아이를 양육하던 중 죄 없는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 입양을 포기하고 용기를 내 홀로서기 세상살이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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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아씨가 아들 우진이를 재우고 있다. 잠든 아이의 모습에 하루 고단함이 사라진다. |
7개월 된 아들 우진이가 좀 더 크면 시설 퇴소 후 독립하기 위해 사이버 대학에 진학해 보건행정학을 틈틈이 공부 중이다. 병원 사무행정직에 취업해 아이를 떳떳하게 키울 생각이다.
최수아씨, 입양 중 아이 눈망울에 뭉클 '철회'
사이버대학 공부하며 시설 퇴소후 독립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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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독립해 아들과 함께 살기위한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최수아씨가 사이버대학 보건행정학 수업을 듣고 있다. |
베트남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러 한국에 유학 온 타오씨는 뜻밖의 임신으로 아이를 출산해 2년간 시설에서 딸 라희를 키워 퇴소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임산부, 미혼모 가정 등 10여 세대가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성애를 갖고 자립을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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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빨래를 너는 베트남 타오씨. 딸이 성장해 이제 퇴소를 준비하고 있다. |
베트남 유학생 타오씨, 출산후 2년간 딸 키워
잇단 영아유기에 미혼모들 제도적 지원 목청
최근 영아 유기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미혼모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혼모단체는 보호출산제에 앞서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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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손놀림에 마냥 즐거운 아이. 무럭무럭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미혼모로서의 마음이다. |
미혼모 보호시설인 용인 생명의 집은 낙태 위기에 있는 미혼 임산부들과 해산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 여성들에게 복지 혜택을 주고, 출산 후 아기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양육 또는 입양을 하도록 주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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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동화책을 보는 아이. 아이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장난감, 동화책, 보행기 등 사랑의 물품이 후원을 통해 전해진다. |
김소영 용인 생명의집 원장은 "미혼모들이 세상의 편견과 자신들이 처해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고,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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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세대의 미혼모들이 함께 식사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서로 의지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며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
글·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