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녹이는 '나눔의 따뜻함'
가수 HYNN 팬클럽 연탄 6500장 기부
중구 쪽방 골목서 집안 곳곳 배달
주안역 '사랑의 빨간밥차' 무료급식
17년째 수요일마다 '따뜻한 밥 한끼'
인천 출신 가수 HYNN(박혜원)의 팬클럽 회원들이 팬클럽 6천500명 돌파를 기념하며 인천연탄은행에 6천500장의 연탄을 기부하고 그중 2천장의 연탄을 나르기 위해 인천시 중구의 한 쪽방촌 골목으로 모였다.
HYNN의 팬인 아버지를 따라 덩달아 팬이 된 어린아이부터 40~50대 팬분들까지 길게 늘어서 어색하지만 진지하게 연탄을 나르다보니 성처럼 쌓여있던 2천장의 연탄은 어르신들의 집안 곳곳으로 스며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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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NN(박혜원)의 팬들이 조심스럽게 연탄을 전달하고 있다. |
이날 참석한 김태용(38)씨는 "연탄봉사가 처음이라 부끄러웠지만 생각보다 힘이 들지 않았다. 연탄을 나르는 동안이 소중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 매년 해보려고 한다"며 다음에는 HYNN이 살았던 동네에서 봉사활동을 추진하고 싶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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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중구의 한 쪽방촌에 모인 가수 HYNN(박혜원)의 팬클럽 HYNN's 회원들이 연탄봉사를 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있다. |
인천연탄은행 정성훈 대표는 "아티스트 팬들의 기부 봉사 문의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은 것 같다"라면서도 "코로나19 영향이 끝나고 연탄 기부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예년보다 봉사자들이 아직 부족해 더욱 많은 시민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연탄 나눔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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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주안역 남광장에 도착한 사랑의빨간밥차의 문이 열리면 현장에서 밥을 할 수 있는 조리실로 변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숙련된 모습으로 일사불란하게 의자와 테이블을 나르고 펼쳐 배식판에 음식을 받아 어르신 한분 한분께 인사드리며 대접한다. |
매주 수요일 10시경부터는 인천 주안역 남광장에 어르신들이 줄지어 서기 시작한다. 누가 먼저 왔네 내가 먼저네 하는 소란도 잠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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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주안역 남광장에 도착한 사랑의빨간밥차의 문이 열리면 현장에서 밥을 할 수 있는 조리실로 변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숙련된 모습으로 일사불란하게 의자와 테이블을 나르고 펼쳐 배식판에 음식을 받아 어르신 한분 한분께 인사드리며 대접한다. |
이윽고 빨간 트럭이 도착하고 3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나타나 일사불란하게 테이블을 내리고 의자를 깐다. 어르신들께 따뜻한 밥한끼 대접하기 위해 17년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움직이는 '사랑의빨간밥차'가 도착한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배식받은 식판을 어르신들께 드리며 인사말을 전한다. 어르신들도 봉사자들에게 연신 고맙다 말하며 아까의 소란은 온데간데없고 '사랑의빨간밥차' 무료급식소는 금세 화기애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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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주안역 남광장에 도착한 사랑의빨간밥차의 문이 열리면 현장에서 밥을 할 수 있는 조리실로 변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숙련된 모습으로 일사불란하게 의자와 테이블을 나르고 펼쳐 배식판에 음식을 받아 어르신 한분 한분께 인사드리며 대접한다. |
밥차를 운영하는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중앙회 엄재형 팀장은 "자원봉사자 중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매주 웃으며 봉사하러 오셔서 많은 것을 배운다"며 "꾸준한 마음이 나눔의 비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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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주안역 남광장에 도착한 사랑의빨간밥차의 문이 열리면 현장에서 밥을 할 수 있는 조리실로 변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숙련된 모습으로 일사불란하게 의자와 테이블을 나르고 펼쳐 배식판에 음식을 받아 어르신 한분 한분께 인사드리며 대접한다. |
12월은 소외된 사람들에게는 더욱 혹독한 달이다. 어려운 시기임에도 우리 주변을 살펴 봉사의 행복함으로, 나눔의 풍족함으로, 온정의 따뜻함으로 후끈한 겨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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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애뜰 바닥분수 광장에서 열린 2023 인천 김장나눔 대축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할 김치를 담그고 있다. |
글·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