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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권유한 아버지 스토킹 조직 의심… 피해망상에 빠져 범행 계획한 최원종

김준석
김준석 기자 joonsk@kyeongin.com
입력 2023-09-17 19:47 수정 2023-09-1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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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을 통해 최원종의 심리와 행적을 분석할 수 있었다. 사진은 '분당 서현역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피의자 최원종이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분당 서현역에서 무차별적 흉기난동사건을 저질러 살인죄 등으로 법정에 선(9월15일자 5면 보도='분당 흉기난동' 최원종, 첫 재판서 살인혐의 인정 보류) 최원종(22)은 어떻게 계획해 범행에 이르렀고 어떤 심리 상태에 있었을까.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을 통해 그의 범행 전 행적과 심리를 살펴봤다.

이번 사건을 재판에 넘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따르면 최원종은 지난 7월 15일 그간 자신을 공격하려 한다고 여긴 '스토킹 조직'에 대항하고자 인터넷에서 흉기 등 호신용품을 구입해 뒀다.

이후 자신에게 우려되는 스토킹 공격을 호소하고자 혼자 살던 집을 나와 이달 1일 부모 거주지로 찾아갔으나 아들의 조현병 증상을 의심한 아버지가 자신을 병원에 데려가려 한다고 생각되자, 최원종은 아버지 역시 스토킹 조직에 포섭됐다고 판단해 다수의 조직원을 직접 살해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누군가 공격한다 여겨 흉기 구입
사건 하루전 지하철역 주변 배회
검찰 공소사실 통한 행적·심리

 

서현역 칼부림 (18)
성남시 서현역 일대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 인도로 돌진한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하루 뒤인 2일 최원종은 인근 마트에서 산 칼 2점을 상의 안주머니에 넣고 수인분당선 지하철로 야탑역과 서현역을 오가다가, 야탑역에서 내려 전기 스쿠터를 타고 다시 서현역으로 이동한 뒤 스토킹 조직을 만나면 쉽게 공격할 수 있도록 흉기를 바지 주머니로 옮겨 넣었다.

이후 서현역사 내부를 배회하다가 또다시 지하철에 올라 야탑역과 미금역을 오가며 살해할 조직원들을 찾았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고 생각해 철수한다.



결국 다음날인 3일엔 스토킹 조직원이라는 확신이 없더라도 불특정 다수를 살해해야겠다고 생각해 부모님의 승용 차량으로 사람들을 공격한 뒤 흉기로 찌르는 방법을 계획해 당일 실행에 옮기며 14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낳는다.

검찰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얻는 제한적 정보를 토대로 편협한 사고방식과 함께 장기간 고립된 생활을 이어 온 최원종이 결국 피해망상에 이르고 이를 현실로 인식하며 발전된 급진적 폭력성이 이번 사건을 불러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공소사실과 함께 "평온한 일상에 무차별 흉기난동으로 국민에 큰 피해와 충격을 준 사건"이라며 "다수 살인 예고 글과 관련 범죄로도 이어진 만큼 이상 동기 범죄에 대한 엄중한 경고를 위해서라도 신중한 판단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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