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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서 사형 지워라” 분당 흉기난동 무기징역에 유가족 반발

김준석
김준석 기자 joonsk@kyeongin.com
입력 2024-02-01 15:06 수정 2024-02-01 16:28

정신적 문제 작용… 양형 이유 판시

“사형 배제 판결 납득 어렵다” 토로

유족

1일 분당 흉기난동범 최원종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공판이 끝난 뒤 이번 사건 피해자인 고 이희남씨 남편이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1 /김준석기자

무차별적 ‘분당 흉기난동’ 범행으로 14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최원종(23)에 대해 법원이 무기징역형을 내렸다.

이 같은 판결에 유족은 “이럴거면 법에서 사형을 삭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1일 오후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강현구)는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원종에게 이처럼 선고하고 30년 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경위와 수사 결과, 범행 후 정황, 형벌이 가지는 범죄에 대한 예방적 기능과 더불어 피해자 등을 고려하면 피고를 가장 무거운 형벌인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검찰의 의견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사람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사형은 매우 신중한 판단 요구되고 법원으로서는 사형의 특수성, 엄격성과 다른 유사사건에서의 양형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는 범행 2년 전부터 피해망상, 관계망상 등 지각 및 사고 장애가 시작되고 약 1년전과 4개월전부터 그 증세가 명확해진 걸로 보이며 그러한 정신적 문제가 이 사건 범행으로 이어지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 공판 시작과 함께 법정에 흰 마스크를 쓴 상태로 출석해 피고인 석에 앉아있던 최원종은 공판 내내 한 쪽 손등으로 이마를 괸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며, 무기징역이란 판결이 나오자 아무런 반응없이 구속 수용자들을 위한 출입문으로 향했다.

앞서 검찰의 구형과 마찬가지로 피해자 및 유족들도 꾸준히 요구해 온 사형 대신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유족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고 김혜빈(당시 20세) 양의 아버지는 공판을 지켜보고 난 뒤 취재진에게 “피의자의 생명권 보호를 위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는 건 피해자 입장에서 납득 안 된다”며 “이럴거면 사형을 법에서 삭제하던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나라 법에 사형이란 형벌이 있는데 그걸 배제한 상태에서 판결하는 재판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최원종은 지난해 8월 3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의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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