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설치된 민간다이버용 감압챔버에서 관계자가 다이버의 재압을 위해 기계를 작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에 대한 수중 수색에 나선 잠수사들이 연일 계속된 필사의 구조 작업으로 '잠수병'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따라 천안함 수중수색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 때와 같은 비보가 다시 전해져서는 안된다며 우려와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오전 구조·수색 작업을 위해 투입된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사 10명이 마비 증세와, 피로 누적 등을 보여 청해진함과 평택함 내에 마련된 체임버에서 감압 치료를 받고 있다.
▲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민간 다이버들이 다이버용 감압챔버에서 잠수병 예방을 위해 재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22일 오후에는 해군 UDT 소속 A 상사가 두통과 팔 마비 증상으로 상당 시간 감압 치료를 받기도 했다.
잠수병은 깊은 바다에서 잠수부들이 압축된 공기를 마시는 과정에서 몸속으로 들어간 질소가 원인이다.
거듭된 잠수 과정에서 질소가 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기포 상태로 혈액 속을 돌아다니다 잠수사가 잠수를 마치고 올라오면 질소가 부풀어 오르며 마비와 구토, 관절통, 난청 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심할 경우 심장마비, 호흡 곤란을 일으켜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 합동구조팀 잠수사들이 세월호 침몰 1주일째인 지난 22일 오후 현장 수색작업을 벌인 후 물 밖으로 잠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연합뉴스
체임버 시설은 보통 잠수병 예방과 휴식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로 최소 2시간, 고압산소를 공급하면서 체내에 쌓인 질소를 호흡을 통해 배출시키도록 도움을 준다.
15년 이상 해군 해난구조대(SSU)에서 심해 구조활동을 했던 한 전문가는 "지금 상황이 시급하니까 잠수사들이 매뉴얼을 지키며 수색활동을 할 수 없다"며 "조금이라도 빨리,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는 것이 잠수사들의 유일한 매뉴얼"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무인탐사 '게 로봇'(크랩스터)이나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emotely-Operated Vehicle·ROV)은 탐색과 촬영용으로 결국 사람을 구조하는 것은 잠수사들"이라며 "이들은 이미 상당한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본부 차원에서 잠수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2차 피해를 막는 것도 구조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비타민과 영양제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잠수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필요한 조치를 하며 수색작업을 펼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