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경인신공]논술카페-(47·끝) 수험생을 위한 몇 가지 조언

경인일보 발행일 2017-02-28 제18면

대학별 시험유형·내신 반영비율 잘 살펴야
기본실력 갖추지 않으면 학원도 도움 안 돼
수강땐 첨삭횟수·리라이팅 지도 등 확인을

그동안 유형별 글쓰기 연습과 대학별 기출문제 분석을 연재해 왔습니다. 이제 연재도 어느덧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번호에는 학생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논술과 관련된 질문들에 대해 간략하게 답변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논술 전형, 무엇부터 점검해야할까요?

논술 전형을 지원하는 학생들 중에는 내가 목표로 하는 대학(주로 서울권 대학)에서 요구하는 성적에 비해 내신 성적이 부족하거나, 학생부 종합 전형만으로 지원하기에는 어딘지 불안해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이 두 가지 상황에 해당한다면 논술 전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여기에서는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논술 전형을 선택하기 전에 점검해야 할 몇 가지 사항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첫째, 지원하는 대학의 논술 유형을 알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학별 논술 유형을 살펴보면 단순히 '인문 사회 논술'형태이거나, '인문 사회 논술과 수리논술' 혼합형인 대학도 있고, '인문 사회 논술과 영어 제시문' 형태로 출제하는 대학도 있습니다. 게다가 가톨릭대나 건국대, 이화여대처럼 같은 대학 내에서도 학과에 따라서 출제유형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라 해도 나에게 유리한 유형인지 여부를 반드시 파악해야 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도표 해석이나 수리 부분이 약하다면 이런 유형이 나오는 대학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겠지요.

둘째, 내신 반영 비율을 꼭 파악해야 합니다.

앞에서 학생들이 논술전형을 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목표대학에 비해 내신 성적이 낮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대학에서도 내신 반영 비율을 30~40% 반영한다고 해도 각 내신 등급별 점수 차이를 별로 두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상위권 대학의 경우에 이러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학의 경우에는 일반계 고교 학생보다는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지원하는 비율이 많고 여러분이 일반계 고교 학생이라면 이 학생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일부 대학(홍익대, 아주대, 경기대, 이화여대, 서울여대, 인하대)의 경우 4등급 이후부터는 내신 간 반영 점수차가 크게 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내신성적이 4등급 이하라면 논술에서 내신 반영이 중요한 학교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셋째, 수능과 논술을 균형있게 준비해야 합니다.

논술 전형에서 불합격 이유 1위는 수능 최저 기준 미달입니다. 즉,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실질 경쟁률을 살펴보면 예를 들어 인하대 문화콘텐츠학과의 경우 평균경쟁률은 44.8:1이지만 실질경쟁률은 15:1이었고, 간호학과(인문)는 115:1이었지만 실질경쟁률은 38:1이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여러분이 수능 최저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그만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능에 대한 부담 때문에 수능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실질경쟁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논술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합격 가능성도 낮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논술을 준비하고 있다면 가급적 수능최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 응시할 것을 권합니다. 수능과 논술을 균형있게 준비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수능과 논술은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실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만 저는 학생들에게 수능 준비에 90%, 논술은 10% 비율로 공부하라고 권합니다. 평일에는 수능 준비를 하고 주말을 이용해 6시간 정도는 논술 공부에 할애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시험 직전까지 꾸준하게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 답은 알겠는데, 쓰는 것이 어렵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오해)

논술을 지도하다 보면 무엇을 써야 할지는 알겠는데, 답안을 쓰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호소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 학생들이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은 답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객관식 시험의 경우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을 정확하게 다 알지 못하고 일부만 알더라도 정답을 맞출 수 있습니다.

단답형이나 한 두 문장 정도의 서술형 답안의 경우에는 객관식 문제보다는 더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논술은 이보다 분량이 많습니다. 다른 시험 유형에 비해 분량이 더 많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제시문과 논제에 대해 더 명확한 이해를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답안 작성이 어려워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는 경우이고, 둘째는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서입니다. 두 번째 사항의 경우 글쓰기와 관련된 것처럼 보이지만 논술 문제에서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글을 쓰라는 것이 문제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국 어떻게 써야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는 결국 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논술에서 요구하는 글쓰기는 '회화'와 '약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회화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감정과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능력과 작가의 독특한 개성이 중시됩니다. 흔히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그림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쓰는 논술문은 이와 는 다릅니다.

논제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확하게 기술하면 됩니다. 마치 약도를 보고 내가 찾아가고자 하는 길을 찾는 것처럼 간단하면서도 분명하게 표현하면 되는 것입니다.

■ 논술 학원 꼭 다녀야 하나요

논술을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와 함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사실 공교육에 있는 입장에서 사교육의 원흉(?)이라고 지탄받고 있는 논술 학원을 가야할지 여부에 대해 학생들에게 답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실 학원을 다닌다고 해서 반드시 합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능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럼에도 학원을 선택하는 것은 효율을 조금이라도 높이자는 것일 뿐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논술학원에 꼭 가야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 사항을 꼭 점검해보기 바랍니다.

첫째는 학생 본인이 논술에 대한 기본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학교에서 논술을 지도해 줄 교사가 없거나 인강이나 논술 교재를 통해 혼자서 공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학원 수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논술 전문학원을 등록하여 수강하더라도 대부분의 학원들이 기출문제 유형분석이나 해설 또는 첨삭 중심으로 지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일 논술 기초 실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지 않은 학생이라면 학원 수강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독해와 논술 유형을 중심으로 수업이 가능한지를 물어보고 어느 정도 기본을 갖춘 후 대학별 기출 문제 풀이로 들어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는 '첨삭'입니다.

논술은 많이 써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에 대해 지도를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첨삭을 담당 강사가 직접 하는지, 첨삭이 몇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지, 첨삭 후 고친 글(리라이팅)도 학원에서 확인해주는지 등 첨삭에 관한 부분을 꼼꼼하게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학생들 중에는 여름방학이나 수능 이후에 논술을 준비하겠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만일 학생이 논술 실력이 출중하지 않는다면 저는 논술 지원을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습니다. 논술준비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논술을 준비하고자 한다면 인문 논술의 경우에는 2학년이나 3학년 초부터는 준비해야 합니다. 학원에서 단기간에 논술을 준비해서 합격했다는 합격 후기를 보고 이에 현혹되어 학원수강을 하는 경우는 단기간에 요행을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학원 수강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혼자서 논술 공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올해 3학년에 올라갑니다. 혼자서 논술을 공부하려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논술을 지도하면서 학생들에게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이런 학생들 중에는 여러 사정이 있어 학원을 가고자 해도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실 논술 공부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논술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수업을 듣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라도 혼자 공부하기 보다는 EBS 인강을 활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우선 기본기부터 익힐 것을 권합니다. 논술의 기본은 크게 독해 연습과 유형별 글쓰기 연습입니다. 논술을 혼자 공부하는 학생들 중에는 대학별 기출 문제 풀기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여러 대학의 기출 문제를 몇 년치 푸는 학생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는 기출 문제를 푼다고 해서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길이가 짧고 이해하기 쉬운 제시문과 기본적인 문제 유형부터 공부할 것을 권합니다.

논술 공부를 할 때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중요한 유형은 '요약하기'입니다. 실제 대학입시에서 논술 문제를 단독으로 출제하는 대학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논제에서 직접적으로 요약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제시문의 요지를 한두 문장으로 정리해서 답안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요약은 모든 논술 답안 작성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제시문에 나와있는 중심 내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연재 초기에 강조했던 것처럼 논술은 글쓰기 시험이기도 하지만 독해력 시험이기도 합니다.

요약하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고 중심 내용과 뒷받침 내용으로 구분해서 정리하는 연습을 해보기 바랍니다. 기출 문제로 요약하기 연습을 하고자 한다면 인하대, 아주대, 한국외대, 건국대와 시립대 기출 문제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그런 다음 두 제시문 비교하기, 설명하기, 비판하기 등의 기본 유형을 차근차근 익혀야 합니다. 이런 유형을 연습할 수 있는 논술 교재가 마땅하게 없을 경우에는 박문논술카페에 유형별 글쓰기 연습자료가 탑재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비교하기 유형은 많은 대학에서 출제되고 있는 유형입니다. 비교하기 유형을 공부할 때는 가톨릭대, 경기대 문제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도표 해석 문제의 경우 인하대와 서울여대 문제로 연습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2017학년도 이전 서울여대 문제는 주장과 근거를 구성하면서 결론을 도출해내는 훈련을 하기에 적당합니다.

도표나 통계 문제는 기본적인 시사적 흐름 속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문제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최근 논술 문제들의 주제의식 역시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이외에 여러 유형에 대한 학습 방법은 연재 기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 신문 사설이나 칼럼을 보는 것은 논술 공부에 도움이 되나요?"

결론부터 말한다면, 3학년의 경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신문 사설이나 칼럼은 시사적 흐름을 이해하고 배경 지식을 쌓는데 유용합니다. 논술시험은 논술은 제시문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답을 정한 뒤 실제 원고지를 채우는 일입니다.

하지만 고3의 경우에는 그동안 익힌 유형연습을 바탕으로 기출문제를 풀면서 논술문을 쓰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신문 사설이나 칼럼을 읽고 이를 주장과 근거로 분석하는 연습은 1,2학년 때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논술 주제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으니, 뉴스나 신문 사설, 칼럼 등을 읽고 주제를 정리해보세요.

각 문제가 발생한 원인, 사회에 미치는 영향, 내 입장과 생각, 그리고 해결책과 근거 등을 서술해보며 적절한 분량으로 글쓰기 연습을 해 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문논술을 잘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배경지식이 많은 것이 유리합니다. 배경지식이 많으면 논제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3학년에 올라가서 배경 지식을 쌓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에는 시간 활용면에서 비효율적입니다.

■ 논술에서 읽기가 중요한가요?

대학별 채점 기준을 살펴 보면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내용 중 하나는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학생들이 제시문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고 주어진 논제와 요구 사항들을 잘 지켰는지를 평가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해 분석 능력 제대로 갖춰져야 논증이 되고, 창의성도 표현될 수 있습니다. 결국 논술의 기본은 쓰기가 아니라 읽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에 시작된 연재가 드디어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학교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던 바람들이 조금이나마 전달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귀중한 지면을 할애해 주신 경인일보에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교사 송기식·이장우

※위 논술카페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