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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형 前감독의 '매의 눈']스웨덴전 리뷰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20 제17면

컨디션 안좋아 보인 스웨덴 수비진… 과감한 공격 옵션으로 공략했어야

김신욱 선발카드, 금세 한계 노출
구자철·이재성 활약 미미 아쉬워
수비중심 아니고 공격축구도 아닌
메시지 알 수 없는 90분짜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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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 경기였다.

월드컵까지의 과정부터가 선수부상(김진수, 김민재(이상 전북현대),이근호(강원FC),염기훈(수원삼성),권창훈(디종 FCO)과 평가전에서의 졸전으로 많은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로부터 큰 기대를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스웨덴전이 끝난 후 왠지모를 공허함과 씁쓸함은 지울 수가 없다.

한국은 스웨덴전에서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당초 4-4-2 포메이션을 가동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신 감독은 김신욱(전북)을 최전방에 둔 스리톱 전술을 선택했다.



전반 10분까지는 김신욱을 이용해 롱 볼에 의한 세컨볼과 방향전환에 의한 좌,우 측면 공략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갔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그 이후로는 전체적인 경기의 무게중심이 수비 쪽으로 치우치며 스웨덴에게 공격 점유율을 내주고 우리가 볼을 뺏었을 때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이용한 간헐적 속공으로 맞대응해 나갔다.

전반 19분 스웨덴의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조현우 골키퍼가 막아주지 못하였다면 더욱더 어려운 경기를 했을 것이다.

후반전에 한국이 좀 더 효율적인 공격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전반 내내 활약이 미미했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이재성(전북)이 좀 더 적극적인 공간침투와 활동량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러나 후반전도 전반전과 비슷한 경기력이 지속됐고 속공 찬스에서는 선수들의 스피드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볼 소유를 지속하지 못했고 이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고립되는 답답한 상황까지 이어졌다.

경기의 주도권을 내준 후반 18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쪽 수비수 김민우(상주상무)의 태클이 스웨덴 선수의 발에 걸리면서 페널티킥으로 선취골을 내줬다.

최선을 다한 수비로 볼 수 있으나 전반 26분 박주호(울산 현대)의 부상교체가 더욱 더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 경기를 보면서 스웨덴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스웨덴의 수비수들이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손흥민과 황희찬의 스프린트를 전혀 쫓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2~3차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격수들에게 상대 페널티 박스 주위에서 좀 더 모험적인 드리블 돌파, 과감한 슈팅, 한 템포 빠른 얼리 크로스로 하나의 공격옵션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한 것은 맞다. 그러나 투혼은 승리하기 위한 하나의 요소일 뿐 영리한 플레이와 병행되어야 빛이 발하는 것이다.

확실한 수비조직력을 갖춘 수비도 아니고 선취득점을 위한 화끈한 공격축구도 아니고 꼭 득점이 아니더라도 약속된 예리한 세트피스 장면도 나오지 못한 경기였다. 한마디로 던져주는 메시지를 전혀 알 수 없는 90분짜리 영화를 보는 것과 같았다.

/이우형 전 FC안양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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